지방의원의 ‘갑질’ 풀뿌리 민주주의 해친다

2015년 03월 04일(수) 20:14

그동안 폭언과 인격모독, 부당한 업무개입 등 공무원들을 향한 광주 북구의회 일부 기초의원들의 행태가 도를 넘어서면서 공무원노조가 논평과 성명서를 잇따라 발표하는 등 반발이 이어져 왔다. 급기야 3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광주 북구지부는 북구의회 본회의장 앞에서 일부 기초의원들의 폭언과 부당한 업무개입에 대한 항의시위를 벌였다고 한다. 노조는 ‘폭언·부당한 업무개입, 의회는 공개사과하라’ ‘풀뿌리 민주주의는 갑질이 아닌 섬김과 봉사로부터’ 등의 문구가 쓰여진 피켓을 들고 의원들에게 재발 방지책 마련을 요구했다. 더불어 의회 차원의 공개사과, 중복 자료 제출 등의 불합리한 관행 개선을 위한 제도개선위원회(가칭) 신설 등을 주장했다.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등과 함께 연대 투쟁을 벌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복되는 지방의회의 ‘갑질’에 대한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주민들의 목소리 역시 커지고 있다. 주민들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한 상황에서 정치권 차원의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다.

지방자치는 시민이 뽑은 의원과 단체장이 건전한 견제와 협력을 통해 지역주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다. 지방의원들은 스스로 도덕성과 청렴을 시민들에게 약속하기 위해 ‘행동강령’을 조례 등으로 제정하여 실천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지방의회에서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 식의 형식적 운영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행동강령 위반을 이유로 지방의원이 제재된 경우는 없다. 행동강령의 존재도 모르고, 이를 올바로 준수하기 위해 어떤 실천이 필요한지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방의회의원들의 일탈행위는 그들을 뽑은 유권자들의 공분을 살만한 일이다. 실제로 임기 중 비리 등으로 기소된 지방의원은 제2기 82명, 제3기 224명, 제4기 293명, 제5기 267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간 별다른 견제없이 지역사회의 중요한 세력으로 자리잡아온 지방의원들은 입신양명이 아닌 시민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진정한 사명감으로 무장하지 않고서는 사회의 ‘암적 존재’로 인식될 수 있을 뿐이다. 스스로 자정 능력을 배양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