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바닥…2차 보육대란 비상 ●긴급점검…보육대란 현실화되나 724억원 중 120억만 편성…이달부터 지원 중단 시교육청 “정부가 하루빨리 지원대책 마련해야” 박은성 기자 pes@kjdaily.com

2015년 03월 05일(목) 20:24

정부의 예산 미지원으로 광주시교육청의 누리과정 예산이 바닥나 2차 보육대란이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6일 시교육청에서 광주지역 어린이집 단체들이 항의집회를 하고 있는 모습.

광주지역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이 바닥나면서 2차 보육대란이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에서 예산 지원을 받지 못한 광주시교육청이 지난해 연말 임시방편으로 누리과정 예산을 지난달까지만 편성하면서 추가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이달부터 보육료 지원 중단에 따른 혼란 초래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에 광주시교육청은 정부의 목적예비비 집행에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있지만, 기획재정부가 지방재정법 처리 지연을 이유로 내려 보내지 않고 있어 보육 대란이 더욱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이달 25일 이내에 일선 어린이집에 운영비가 전달돼야 한 것을 감안하면 다음주초에는 광주시청으로 보내야 하지만 부처 간 조율과 국무회의를 거치고 나면 빨라야 이달 중순께 지원될 처지여서 광주시교육청과 어린이집 관계자들의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5일 광주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누리과정은 3살에서 5살까지의 아동을 대상으로 한 통합보육과정으로 유치원은 교육부,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에서 담당하지만 정부가 어린이집 예산까지 교육청에서 부담하라고 요구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문제는 누리과정 재원 마련 주체를 놓고 정부와 시·도교육청 간 이견이 커 또다시 보육 대란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광주지역의 경우 어린이집의 올해 누리과정 운영에 소요된 총 예산은 724억원이지만, 1·2월에 지원된 120억원을 제외하곤 나머지 604억원은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지난해 누리과정 예산으로 정부와 갈등을 빚은 광주시교육청은 정부가 목적예비비로 지원해준다는 약속을 믿고 임시방편으로 유치원 예산에서 2개월분만을 편성했다.

그러나 지방교육재정부담금 지원을 담은 지방재정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표류하면서 그나마 책정된 목적예비비 지원도 늦어지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다 정부는 지방재정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목적예비비라도 지원할 수 있다고 하지만, 법안이 계류돼 4월 국회로 넘겨져 당장 이달 예산지원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여서 만약 추가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면 최악의 보육 대란은 막을 수 없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정부가 서둘러 예산 지원대책을 마련해 아이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 교육감은 “목적예비비 5천64억원 편성은 이미 국회에서 의결된 사안이며, 황우여 장관도 2월말 교부를 약속했다”면서 “이를 보류하는 것은 국회의 결정과 권위를 무시하는 행위이며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국회에서 지방교육재정부담금의 교부율을 20.27%에서 25.27%로 상향 조정하면 누리과정 재원 부담 갈등은 말끔히 해소되지만, 중앙 정부가 이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시교육청이 해결책 마련에 정부 대책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없는 상황이어서 어린이집은 물론 지역민들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한편 전국 시·도별 올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확보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인천·강원·전북·제주도는 3개월, 충북·경남 4개월, 경기도 4.5개월, 부산 4.8개월, 대전·세종·전남·경북 6개월, 대구·충남 7개월 순이다./박은성 기자 pes@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