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35주년에는 ‘님을 위한 행진곡’ 불려져야

2015년 03월 16일(월) 20:39

지난 2013년 6월27일 국회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의 5·18 공식 기념곡 지정 촉구 결의안이 통과된 지 2년여가 지났지만 국가보훈처는 의견 수렴을 이유로 아직까지 지정을 유보하고 있다. 35주년 기념식이 불과 두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보훈처는 현재까지 의견 수렴을 진행 중이라고만 밝히고 있다.

지난해 보훈처의 미온적인 태도에 반발해 공식 기념식에 불참하고 보훈처 지원예산 1억2천여만원을 반납했던 5·18 민중항쟁 기념행사위원회는 올해도 보훈처가 ‘님을 위한 행진곡’의 기념곡 지정을 유야무야 미룰 경우 예산을 거부하고 시민 성금 등으로 행사를 치르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상태다. 만약 ‘님을 위한 행진곡’의 기념곡 지정이 관철되지 않는다면 5·18단체의 기념식 보이콧 등 파행이 지속될 수 밖에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보훈처의 대응은 미온적이다.

‘님을 위한 행진곡’은 5·18 기념식이 2003년 정부 행사로 승격된 이후 2008년까지는 본행사에서 공식 제창됐으나 2009년과 2010년에는 본행사에서 제외되고 식전 행사에 합창단이 ‘제창’이 아닌 ‘합창’의 형태로 불렸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본행사때 합창단이 합창은 한데 대해 일부 5·18 단체 회원들이 본행사 참석을 거부하기도 했다.

‘님을 위한 행진곡’은 1980년대 사회운동, 특히 5·18민주화운동의 진상을 알리고 책임자를 처벌해 정의를 실현하려는 민주화운동의 산물이다. 중요한 문화유산인 셈이다. 지난해 광주시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뷰에 의뢰해 전국에 거주하는 19세 이상 성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 ‘님을 위한 행진곡’의 5·18 공식 기념곡 지정에 대해 ‘지정해야 한다’ 59.8%나 됐다. 권역별로는 호남과 수도권, 충청권에서 찬성 의견이 60%를 넘었고 부산·울산·경남 56.2%, 대구·경북 47.6% 등 영남권에서도 찬성의견이 반대의견을 압도했다.

‘님을 위한 행진곡’은 1980년 5월 당시 민주투쟁가로 불렸던 것이 아니라 1982년 고 윤상원 열사와 고 박기순씨의 영혼결혼식에서 불린 곡이다. 일부의 ‘님을 위한 행진곡’에 대한 거부감은 노래의 내용과 제작과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온 편견에 불과하다. 국민의 뜻이 확실해진 만큼 ‘님을 위한 행진곡’을 조속히 5·18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하고 기념식에서 참석자 모두가 제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