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스마트폰 이용 왕따 대책 시급

2015년 03월 18일(수) 19:24

청소년의 18.4%가 스마트폰 때문에 생활에 장애를 겪는다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온 적이 있다. 이제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은 개인과 가정 차원을 넘어선 사회 문제다. 중독 현상은 스마트폰이 없으면 안절부절못하고 화를 내는 금단 증상을 보이거나 수면 부족에 따른 만성 피로감 호소에 그치지 않는다. 자극적 영상에는 반응하면서 현실에 무감각해지는 팝콘 브레인 현상이나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언어·발달장애를 유발한다. 웹툰과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범람하는 폭력·음란물은 성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갖게 하고 모방범죄에 빠져들게 만든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중·고교생 4천명을 조사한 결과 3명중 1명꼴로 사이버 괴롭힘을 당한적 있다고 답해 눈에 보이지 않는 SNS를 통한 학교폭력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에 따르면 광주에서도 최근 사이버 감금(SNS대화방에서 특정인의 퇴장을 막고 욕설 등을 하는 행위), 사이버 갈취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학교폭력이 심각하다고 한다.

사이버 왕따의 형태는 다양하다. 그중에서 ‘멤버놀이’가 심각하다. ‘멤버놀이’란 웹상에서 좋아하는 연예인의 말투와 행동을 모방하는 10대들의 신종 사교문화이다. 멤버들은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멤버가 생기면 가차없이 욕설을 퍼붓거나 왕따를 시킨다. ‘카톡테러박사’ 같은 테러 애플리케이션까지 동원해 시도 때도 없이 ‘폭탄’을 날리거나 허위사실을 인터넷 게시판에 올리는 식이다. 카톡의 집단대화방에서도 청소년 왕따는 비일비재하다.

사이버 왕따는 다른 사람들이 쉽게 알아챌 수 없는 데다 장소나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기 때문에 현실의 폭력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 문제는 사이버 상에서 일어나는 일인 만큼 가정이나 학교, 나아가 정부 당국이 그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멤버놀이’가 부담되면 탈퇴하면 그만 아니냐며 대수롭잖게 여기는 게 기성세대의 일반적 인식이다. 이 같은 인식 자체가 청소년기의 놀이문화와 소속감 및 소외의식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을 드러내는 것이다. 학교와 학부모는 평소 아이들과의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혹시 사이버 왕따에 시달리고 있지 않은지 주목해야 한다. 교육 당국과 정치권은 사이버 상의 협박이나 왕따를 제재할 수 있는 법제 마련을 검토해야 할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