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넘긴 보육예산 근본 대책 세우라

2015년 03월 25일(수) 20:40

3월 들어 광주 어린이집은 살얼음판을 걸었다. 광주시교육청이 애초 편성한 2개월분 예산이 모두 소진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25일까지 3월 예산을 마련하지 못하면, 어린이집 보육대란이 현실화 된다.

그러나 다행히 광주시가 25일 당일 광주지역 어린이집 누리과정(만 3-5세 무상교육) 예산 60억원을 일선 5개 구청에 내려 보내면서 어린이집 보육교사 봉급 지급 시한에 맞춰 긴급 지원이 되었다. 한 숨 넘긴 것이다.

예산 부족으로 우려됐던 광주지역 어린이집 보육대란이 광주시의 긴급 예산지원으로 해결됨에 따라 당초 우려했던 ‘광주발(發) 3월 보육대란’은 가까스로 피할 수 있게 됐다.

광주시가 이날 지급한 돈은 시교육청이 시청과 각 자치구를 통해 어린이집으로 우회지원하는 누리과정 정부지원금으로, 올 한해 지급되는 예산은 총 724억원이다. 예년 같으면 정부에서 차질없이 지원했지만 올해는 정부가 재정난 등을 이유로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지방교육재정으로 충당토록 입장을 바꾸면서 행정적, 실무적 차질을 빚어왔다.

시·도 교육청의 거센 반발에 정부와 여야는 누리과정 목적 예비비 5064억원을 우선 집행하기로 합의하면서 급한 불은 껐지만 광주교육청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가장 짧은 2개월치 예산만 편성해 보육대란이 우려돼 왔었다.

그러나 급한 불은 껐지만 중장기적으로 지방재정 교부율 상향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어린이집 보육료는 국책 사업인 만큼 중앙정부가 책임져야 할 사안이다. 어린이집 소관 부처가 보건복지부란 점만 봐도 논란의 여지가 없는 문제다.

세수부족에 시달리는 정부 형편에서 보육재원 마련은 간단치 않은 숙제지만 저출산 문제를 고민하면서 보육료 부담은 지방으로 떠넘기는 건 온당치 않다. 정부와 여야 정치권, 시도 교육청은 다시 이런 보육대란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보육재원 해법을 빨리 찾아야 한다. 어린이들을 놓고 비생산적 샅바싸움을 계속한다면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상처만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