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주차구역 ‘얌체주차’ 극성 “장애인 스티커 부착 차량도 장애인 탑승해야” 사진 찍어 고발…해마다 1천여건씩 계속 늘어 이정민 기자 genius@kjdaily.com

2015년 03월 26일(목) 20:38

하계U대회 등 굵직한 국제행사 개최로 기초질서 확립이 시급한 가운데 장애인 주차구역에 불법 주차를 하는 얌체 운전자들이 극성을 부려 시민의식이 아쉽다는 지적이다.

자동차에 장애인 표지만 부착하고 다른 정상인이 운전을 하거나, 보행에 장애가 있는 장애인이 탑승하지 않으면 주차가 불가함에도 아랑곳 않는 사례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3년간 장애인 주차구역에 불법주차를 하다 적발된 건수만 보더라도 여실히 드러난다.

26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2012년 1천358건이던 장애인 주차구역 불법주차 단속 차량이 2013년 2천488건, 2014년 3천990건 등으로 매년 급증하며 총 7천836건에 이른다. 일반인이 장애인 주차구역에 주차를 하면 현행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보장에 관한 법률 내 제17조 및 주차장법’에 의거, 1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토록 돼있다.

‘보행상 장애가 있는 자에게 발급되는 장애인자동차 표지를 부착하지 않은 자동차’ 또는 ‘표지를 부착했더라도 보행상 장애가 있는 자가 탑승하지 않은 자동차를 장애인자동차전용주차장구역에 주차한 자’도 적발 대상에 해당된다.

하지만 여전히 관공서와 대형 마트, 아파트 주차장 등 주차공간이 부족한 곳이면 대부분 불법 주차가 횡행하고 있다.

특히 걷는 게 불편한 장애인들을 위해 공공장소에 마련된 장애인 전용 주차 공간에 차를 세울 수 있는 ‘장애인 주차 스티커’를 악용하는 사례도 많다.

스티커가 붙어 있어도 장애인 전용 주차 공간에는 장애인이 차에 타고 있을 때만 주차가 가능하다. 하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은 장애인이 타고 있지 않을 때도 장애인 전용 주차 공간에 차를 세우고 있다. 장애인 주차 스티커가 붙어 있는 차에 실제 장애인이 타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단속하기는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한 대형마트에서 주차장 관리 아르바이트를 했던 조모(23)씨는 “장애인 주차 스티커가 붙어 있더라도 실제로 보행이 불편한 장애인이 내리는 걸 본 적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교통사고로 다리에 장애를 갖고 있는 김모(45)씨는 “멀쩡한 사람이 장애인 주차구역에 주차를 하고 내리는 모습을 보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최근에는 장애인 주차구역에 불법 주차를 할 경우 사진을 찍어 고발할 수 있어 목격할 때마다 구청에 고발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한 구청 관계자는 “단속을 나가기도 하지만 모든 주차장을 상주하면서 지키고 있을 수도 없기 때문에 단속에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는 실정이다”며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단속에 신경을 쓰겠다”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genius@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