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마을 빈집 ‘인문학 향기’ 넘실대다 노대동 송화마을공동체 “빈집을 문화 요람으로” 폐가에 전통문화 접목 새롭게 ‘문화사랑방’ 탄생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

2015년 03월 29일(일) 20:19

광주 남구 노대동 송화마을 주민 협의회는 지난 28일 노대송화촌 난장 축제를 개최했다.

“인문학을 통해 전통을 이야기하고, 버려진 공·폐가를 활용해 두 마리의 토끼를 잡겠습니다.”

지난 28일 오전 광주 남구 노대마을에서는 이색 축제가 열렸다. 그동안 마을만들기에 주력해 왔던 송화마을공동체가 노대마을의 빈집을 개보수해 문화사랑방으로 바꿔 개소식과 함께 축제를 연 것이다.

이날 행사는 노대 마을에 ‘문화 사랑방’을 열어 노대동 원주민과 옆 송화마을 주민들 사이에 화합을 위해 준비했다. 공·폐가 활용 사업의 하나로 인문학 강의, 아버지 학교, 게스트 하우스, 서예교실 운영 등을 통해 마을의 빈집과 공터를 새롭게 탈바꿈한다는 시도다.

빈집 활용 사업은 전국적으로 주목 받는 사업으로 각계각층의 지원이 맞물려 사업이 진행됐다. 3개월의 정비 보수작업을 통해 새롭게 탈바꿈한 빈집이 ‘신독(愼獨) 서당’이라는 인문학 공간으로 거듭났다.

송화마을공동체 민판기(64) 대표는 “오래된 전통을 가진 서당을 30여개 세우는 것이 목표다”며 “문화 공간이 아버지와 아이들간의 소통, 농촌 체험, 탐방과 지역민 화합 등 모두의 공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모여드는 마을 주민과 아이들로 ‘신독 서당’은 발디딜 틈이 없었다. 한쪽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안내와 행사 준비에 바빴고, ‘철부지’ 밴드는 참석자들을 신명나게 하기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마을 어른들은 삼삼오오 모여 앉아 행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부모 손을 잡고 행사에 참석한 아이들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지켜봤다. 자리를 잡지 못해 서있던 참석자들도 축사, 밴드공연에 한 뜻으로 동참해 잔치 한마당이 벌어졌다.

윤정식(53) 위원장은 “노대 마을은 어릴 때부터 뛰어 놀던 곳이다. 낙후돼 가는 마을을 새롭게 탄생시켜 감회가 새롭다”며 “민 대표와 함께 협력해 마을을 더욱 발전시킬 것이다”고 밝혔다.

행사를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한 자원봉사자들도 눈에 띄었다. 광주대 건축공학과 정세찬(24)씨는 “옛 건물 살리기 공부를 하고 있는 중이고 한옥 복원사업에 관심이 많다”며 “광주대 근처에서 이런 행사가 열려 앞으로 학업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고사리 손으로 부모 손을 잡고 행사에 참석한 윤민찬(11)군은 “학원만 다니다보니 재미가 없었는데 주말에 서당에 와서 공부하고 마을에서 놀면 훨씬 재미있을 것 같다”며 “5월-10월에는 ‘아버지 학교’에 아버지와 와서 캠핑도 해보고 싶다”고 말하며 한층 들뜬 모습이었다.

한편 송화주민과 노대 주민들의 소통 창구된 마을만들기는 지난해에는 국토부 ‘전국지자체 마을 만들기’ 특별대상을, 2012년에는 ‘좋은이웃 밝은동네’ 대상을 각각 수상했다.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