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격동시대 ‘정율성의 치열했던 삶과 예술혼’ 무대로 광주시립극단, 전국 최초 광주 출신 中혁명음악 대부 ‘정율성’ 연극화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 |
| 2015년 03월 30일(월) 20: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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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나를 조선 사람으로 여긴다.
나는 누구인가?
정부은, 유대진, 황청해, 김중민, 정율성
여러 개의 다른 이름으로 살았던
나는 동방의 음악가다.
음악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던
가난하고 소박한 한 음악가일 뿐이다.”
‘광주 출신의 중국 혁명음악가’인 정율성(1914-1976) 선생의 삶과 예술을 형상화한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
광주시립극단(예술감독 박윤모)이 오는 4월10-12일 광주문화예술회관 소극장에서 연극 ‘정율성’을 선보이는 것. ‘정율성’을 주제로 한 연극 제작은 이번이 전국 최초여서 그 의미를 더한다.
이는 광주시립극단이 지난해 첫 선을 보인 연극 ‘오방선생’에 이은 ‘광주 100년사 연극시리즈’의 두 번째 야심작이기도 하다.
박윤모 예술감독은 “광주가 정율성을 내세워 ‘친(親) 중국’을 외치고는 있지만, 사실상 중국과의 소통을 도모할만한 관련 문화예술콘텐츠는 거의 없다”며 “이 같은 상황을 직시하고 지난해부터 정율성을 주제로 한 연극 구성에 주력해왔다”고 설명했다.
정율성은 13억명 중국인들에겐 추앙받는 음악인이지만, 정작 고국인 한국에서는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해온 것이 현실이다.
해서 이번 작품에서 시립극단은 광주에서 태어나 18세에 중국으로 건너가 항일독립운동을 하며 ‘연안송’과 ‘중화인민해방군가’, ‘연수요’ 등 중국 혁명음악을 작곡하는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정율성 선생을 집중 조명하게 된다. 특히 시립극단은 이번 연극에서 혁명음악가보다는 인간 정율성에 초점을 맞춰 음악극 형태로 무대를 전개할 계획이다.
먼저 양림촌에서 보낸 어린시절, 숭일중학교 밴드부 활동, 외삼촌 최흥종 목사와 축음기, 그리고 독립운동을 떠나며 만돌린을 선물한 둘째 형과의 추억 등 고향 광주에서 보낸 어린 시절을 그려낸다. 또 중국에서의 치열한 항일운동과 음악에 대한 열정,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꽃피운 부인 정설송과의 사랑이야기 등도 곁들여진다.
이후 조국은 해방을 맞았지만, 남북 어느 쪽도 아닌 중국인이 될 수밖에 없었던 정율성은 문화혁명을 거치면서 정체성과 사상을 의심받으며 고초를 겪었다. 이처럼 ‘경계인’의 삶을 살 수밖에 없었지만 음악을 향한 불꽃 같은 집념은 버릴 수 없었던 인간 정율성의 삶을 연극을 통해 만날 수 있다.
또 극 전반에는 정율성의 음악도 깔리게 된다. 6인조 챔버오케스트라가 주옥같은 그의 음악들을 선보임으로써 극 전반에 걸쳐 주인공의 심적 갈등을 고조시키거나 분위기를 전환하게 된다. ‘헤이요’와 ‘다시 돌아와’, ‘단꿈에 깨어’, ‘떠도는 인생’ 등 창작곡도 더해질 예정.
이번 작품 대본은 연극 ‘해무’의 김민정 작가가, 연출은 음악극 ‘에릭사티’의 박혜선씨가, 작곡과 음악감독은 중앙국악관현악단 작곡가를 역임한 정원기씨가 각각 맡았다.
박윤모 예술감독은 “이번 연극 ‘정율성’을 통해 중국과 한국의 문화 교류를 활성화하고 우정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작품을 중국어로 번역해 중국과의 교류 공연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이번 연극을 대(對) 중국 관련 홍보인들이나 여행사들과 연계해 관광예술상품과 교류매개체로 키워나갈 생각”이라며 “이런 노력들이 더해질 때 광주가 진정한 ‘차이나 프렌들리’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시립극단은 이번 작품을 향후 정율성국제음악제나 정율성 생가, 정율성 거리 등과 연계해 중국인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매력적인 문화콘텐츠로 발전시킬 방안 마련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공연은 10·11일 오후 4시·7시30분, 12일 오후 4시에 이뤄진다. 전석 1만원. 문의 062-511-2759.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