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인사청문회 내실있게 운영해야

2015년 03월 30일(월) 20:37

지난 2월 광주시와 시의회가 공사·공단 등 주요 출연기관 기관장에 대한 인사청문제도를 도입했다. 대상 기관은 광주도시공사, 광주도시철도공사,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주환경공단 등 공사·공단 4곳과 빛고을노인복지재단, 광주여성재단, 광주문화재단, 광주신용보증재단 등 출연기관 4곳 등 총 8곳이다. 이중 김대중컨벤션센터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30일 처음으로 시행됐으나 반쪽 성과에 그쳤다고 한다.

9명의 인사특위 위원들이 질문과 내정자 답변 순으로 진행했는데 내정자에 대한 도덕성 검증과 함께 경영 능력과 업무 수행 능력, 마이스 산업에 대한 식견 등을 따졌다. 일부 위원들은 윤 내정자의 주소지 잦은 변경 등이 부동산 투기 아닌지 따지기도 했다. 불성실하고 추상적인 직무수행계획서 작성과 컨벤션센터 업무에 대한 이해 부족, 무성의한 답변 등이 지적사항이 됐다. 여기에 특위 위원에 대한 면책특권이 없고 자료 확보의 한계, 전문성 부족 등까지 겹쳐 애초 도입한 취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인사청문회 도입은 산하기관 혁신과 능력 중심의 투명한 인사행정을 구현하기 위해서다. 지자체 인사청문회는 바뀐 단체장이 새로운 판을 짜는 것은 당연하다지만 엄연히 인사 기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체장의 주관적 잣대가 도 넘게 작용해서는 안 된다는 반성에서 도입됐다.

그러나 법적 구속력도 없기 때문에 의회의 인사청문회 보고서 채택에 대한 실효성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의회에서 부적격 인사로 분류한 보고서를 채택해도, 지자체장이 이를 무시하면 그 뿐이다. 상처뿐인 결과만 남게 되는 셈이다. 그 피해는 조직과 지역민의 몫이다.

특히 인사청문회가 명분 쌓기의 구실에 그쳐서는 더욱 더 안 된다. 공모에 응한 한정된 대상자를 놓고 진짜 필요한 인재인지를 따지는 것도 한계다. 적격자가 없다면 재공모를 해서라도 불필요한 인사를 채용해서는 안된다. 인사청문회가 지자체 출범 20년간 고착화된 산하 기관장 보은 인사를 시정하는 계기가 되려면 보다 철저한 검증 시스템이 먼저 갖춰져야 한다. 불공정 인사가 조직을 좀먹게 한다는 점에서 인사청문회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