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싶은 섬? ‘살고 싶은 섬’이 먼저다 열악한 정주여건 전남 섬지역 고령화 심각 올해 사업대상 6곳 60대 이상만 50% 육박 섬 실태 분석후 정책 추진방향 재설정해야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

2015년 03월 30일(월) 20:44

전남도가 올해 역점 추진키로 한 ‘가고 싶은 섬’ 대상 6개 섬의 고령화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고 싶은 섬’ 6개 섬의 60대 이상 인구 비율이 50%에 육박하는 데다, 인구 300명 이하 작은 섬의 고령화는 더욱 더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남도가 ‘가고 싶은 섬’을 추진하기에 앞서 철저한 전남지역 섬 인구 실태 분석을 통해 정책 방향의 무게 중심을 ‘살고 싶은 섬’으로 재설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0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달 말 민선 6기 브랜드 시책인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 올해 대상지역으로 여수 낭도, 고흥 연홍도, 강진 가우도, 완도 소안도, 진도 관매도, 신안 반월박지도 등 6개 섬을 선정했다. 이들 섬에는 향후 5년간 도비 4억원과 시·군비 4억원 등 매년 총 8억원이 지원된다.

‘가고 싶은 섬’은 이낙연 전남지사의 2대 브랜드 시책 중 하나로 앞으로 10년간 총 2천633억원(국비 1천64억원, 도비 564억원, 시·군비 1천5억원)이 투입되는 전남도의 핵심사업이다.

●올해 ‘가고 싶은 섬’ 6곳 연령대별 인구 분포

그러나 올해 대상지로 선정된 6개 섬의 인구 실태를 분석한 결과, 고령화가 극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6개 섬 전체 인구 3천587명 가운데 70대 인구가 803명(22.3%)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60대 597명(16.6%), 50대 564명(15.7%), 40대 380명(10.5%) 등의 순이었다. 60대 이상 인구 비율은 49%에 이른다.

반면, 0-9세는 180명(5.0%), 10대 206명(5.7%), 20대 235명(6.5%), 30대 257명(7.1%) 등으로 유아·청소년과 청·장년층 인구가 50대 이상 인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마저도 인구수가 2천777명으로 6개 섬 인구의 77.4%를 차지하는 소안도의 청·장년층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아 평균 수치를 상승시킨 것이어서 작은 섬의 고령화는 평균 범위를 훌쩍 넘어서고 있다. 소안도의 70대 인구 비율이 19.2%에 불과한 것과 달리 반월박지도(70대 18.1%)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섬의 70대 인구 비율은 낭도(전체 인구 299명) 34.4%(103명), 연홍도(전체 인구 102명) 35.2%(36명), 가우도(전체 인구 31명) 41.9%(13명), 관매도(전체 인구 240명) 38.3%(92명) 등 다른 연령대에 비해 월등히 높은 실정이다.

이 같은 수치는 섬 지역 젊은 층의 인구 유출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데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직 정확한 실태 조사 전이지만 다른 섬 역시 마찬가지 상황일 것이라는 게 전남도 관계자의 설명이다.

결국 ‘살고 싶은 섬’이 되지 않는 한, 전남도가 구상하는 ‘가고 싶은 섬’ 계획도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힘든 구조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에 따라 도내 전체 섬을 대상으로 연령대별 인구 분포와 증감 추이 등 실태 분석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섬 관련 한 전문가는 “장기적으로 거주 인구가 없는 섬에 가고 싶은 섬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며 “기본적으로 관광객을 우선시할 게 아니라 거주 인구를 늘리는 방향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