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섬 가꾸기 ‘장수 섬’을 장점으로 바꾸라

2015년 03월 31일(화) 20:29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달 말 민선 6기 브랜드 시책인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 올해 대상지역으로 여수 낭도, 고흥 연홍도, 강진 가우도, 완도 소안도, 진도 관매도, 신안 반월박지도 등 6개 섬을 선정했다. 이들 섬에는 향후 5년간 도비 4억원과 시·군비 4억원 등 매년 총 8억원이 지원된다. 10년간 총 2천633억원(국비 1천64억원, 도비 564억원, 시·군비 1천5억원)이 투입되는 전남도의 핵심사업이다.

그러나 실제 6개 섬 전체 인구 3천587명 가운데 70대 인구가 803명(22.3%)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60대 597명(16.6%), 50대 564명(15.7%), 40대 380명(10.5%) 등의 순이었다. 60대 이상 인구 비율은 49%에 이른다. 섬의 고령화가 심각한 수준이다. 장수의 섬이라고 불리기에 부끄럽지 않다.

따라서 ‘살고 싶은 섬’이 되지 않는 한, 전남도가 구상하는 ‘가고 싶은 섬’ 계획도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힘든 구조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들 섬 가꾸기 사업이 실효를 거두려면 제주도가 표방하고 있는 ‘장수의 섬’ 계획과 같이 오히려 ‘장수’라는 브랜드로 강한 메시지를 전해주면서 동력을 만들 필요가 있다. 건강한 노후·웰빙 노후가 강조되는 시대상과 전남 섬 이미지가 서로 맞물리는 계기로 충분히 작용될 수 있는 것이다.

장수의 섬에 타지역과 차별화된 지역특색의 보건복지정책을 마련해 적극 추진해야 하며 전체 섬을 대상으로 연령대별 인구 분포와 증감 추이 등을 실태 분석해 맞춤형 정책을 먼저 선행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거주 인구가 없는 섬에 가고 싶은 섬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관광객을 우선시할 게 아니라 거주 인구를 늘리는 방향의 정책도 필요해 보인다.

섬별 주민협의회 구성, 마스터플랜 수립, 주민 역량 강화 교육과 성공모델 현장 견학, 섬 가꾸기 사업 추진을 통해 전남의 섬들을 ‘재충전하는 힐링의 명소’, 나아가 세계적인 휴양 관광지로 가꿔나가려는 계획은 훌륭하다.

그러나 섬 주민 스스로 협의체를 어떻게 구성하고 운영해 누구나 살고 싶고, 가고 싶어 하는 섬으로 가꿀 것인가를 고민하는 계기를 만들어 섬이 가진 매력을 극대화하는 사업을 발굴해 성공 모델을 제시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