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역외유출 우려 속 ‘파벌싸움’ 비난 화순전남대병원장, 인사절차 문제 삼아 전남대병원장에 ‘이의’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

2015년 03월 31일(화) 20:39

호남고속철도 개통으로 의료 수요자의 역외 유출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호남의 대표 국립종합병원이 인사 절차를 문제 삼아 갈등을 빚고 있어 비난이 뒤따르고 있다.

31일 화순전남대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조용범 원장은 화순 전남대병원 진료처장, 기획실장 등 화순병원 보직자 인사 과정에서 윤택림 전남대병원장이 화순병원장의 추천에 따라 임명해야 하는 규정을 어기고 임의로 발령을 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남대병원 관계자는 “화순전남대병원장이 추천한 진료처장과 기획실장 자리는 두 차례에 걸쳐 추천받은 당사자들이 완강히 고사했다”면서 “이에 윤택림 병원장이 병원 공백 사태를 메우기 위해 부득이 직권으로 인사발령을 낼 수밖에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그동안 어색한 사이였던 윤택림-조용범 원장 체제의 두 병원 간 갈등으로 비화될 우려도 점치고 있다.

윤 원장은 2012년 전남대 총장 선거에서 현 지병문 총장과 맞붙어 0.1% 포인트 차로 고배를 마신 오랜 경쟁자이며 조 원장은 지 총장과 고교 동창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지역에서는 호남고속철도 개통에 대비해 중증환자 등의 역외 유출을 막는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지역 거점 국립대병원의 본분을 잊은 파벌 싸움에 대한 비난이 커지고 있다.

광주 북구 운암동에 사는 이모(29)씨는 “호남을 대표하는 병원들이 사소한 문제로 큰집과 작은 집싸움을 하는 행태를 지켜보는 지역민으로서 씁쓸한 감정을 감출 수 없다”고 질타했다.

화순에 거주하는 오모(39)씨는 “호남KTX 개통을 앞두고 의료 수요가 급증할 전남대병원과 화순전남대병원이 파벌싸움으로 인해 지역이미지를 먹칠하고 있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이번 사태를 통해 사리사욕보다는 대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정신이 절실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