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규제 완화’ 경제 살리기 해법 아니다

2015년 04월 08일(수) 20:27

광주·전남 광역자치단체를 비롯 14개 비수도권 자치단체들이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에 반발, 1천만 서명운동 돌입키로 했다. 지난 6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지역 국회의원들과 광역단체장들은 성명을 통해 ‘수도권 규제완화는 인구와 기업의 집중화를 더욱 가속화해 과도한 사회적 비용을 유발시키고, 비수도권 국민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국론을 양분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헌법에는 국가는 국토의 균형발전과 지역경제를 육성할 의무가 있다는 규정이 있다며 정부의 균형 있는 정책 추진을 요구했다.

올해 초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수도권 규제완화를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찬반양론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또 규제 기요틴 민관합동회의에서 수도권 유턴기업의 재정 지원, 항만·공항 배후지 개발제한완화, 자연보전지역 내 입지규제 완화, 경제자유구역내 공장 총량제 적용 배제 등을 규제완화 대상으로 논의했다. 종합적 국토정책 차원에서 합리적으로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경제를 살린다는 명분아래 실제론 지방의 발전을 애써 외면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면 경제가 살아날까? 경제 성장률이 높아지고 경제가 활성화 될 것인가, 그 효과 분석을 짚어 볼 필요가 있다. 한국은행이 작성한 지역산업연관표 분석 연구에 따르면 수도권 기업의 생산 활동이 비수도권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비수도권 기업의 생산활동이 수도권에 미치는 파급효과보다 매우 적음을 제시해 주고 있다. 이는 수도권에 투자하는 것보다 비수도권에 투자하는 것이 국민경제 활성화와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수도권 규제를 풀면 일정한 추가성장은 가능할지 모르지만 비수도권에 미치는 투자 파급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얘기다.

경제가 단기적으로 다소 활성화될 것이라는 효과를 위해 수도권 규제 완화를 하는 것은 작은 것을 얻기 위해 큰 것을 잃어버리는 소탐대실의 우를 범할 수 있다. 박근혜 정부는 지역경제를 살린다는 명분아래 지역별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설립하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 규제 완화에 수도권에 대규모 창조경제밸리를 건설하면 지역에서 창조경제는 실현되기 힘들다. 물론 수도권 규제를 언제까지 지속시킬 수는 없다. 지역의 혁신도시와 창조혁신센터가 자리 잡을 때까지 상당기간 수도권 규제를 유지하는 게 합리적인 지역 균형발전의 흐름임을 정부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