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년, 그날의 교훈 잊지 말아야

2015년 04월 09일(목) 20:04

세월호 참사 1주기가 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추모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1년을 맞은 세월호 참사의 진실규명, 실종자와 유가족에 대한 후속 처리 등을 볼 때 개운치 않은 부분이 많아 국민들 마음이 심란하다. 특히 우리 사회 안전의식과 구조·구난 시스템의 정비 등 안전망의 개선은 여전히 의문이 든다.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사회 곳곳에서 발생한 대형사고는 안전 불감증의 나라, ‘사고 공화국’의 오명을 절실히 깨닫게 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 4월16일 이후 대한민국은 온통 슬픔과 울분, 자성의 소용돌이 속에서 1년을 보냈다. 지금도 진도 팽목항 앞바다에는 아직도 세월호 침몰에 따른 9명의 실종자가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사고를 당한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생 246명 등 295명의 시신이 수습됐고, 단원고 교사 2명 등 9명의 희생자는 검푸른 구천의 바다를 헤매고 있다. 정치권의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이은 시행령은 공정성 시비로 논란거리가 돼 유가족들은 폐기를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당시 사고 현장을 되돌아보자. 사고의 원인이 되었던 세월호의 안전 불감증 문제와 이후 국가의 구조시스템의 부실은 전 국민을 ‘세월호 트라우마’에 시달리게 했다. 재난현장에서 전혀 기능을 하지 못했던 속수무책의 국가 재난구조시스템, 승선인원도 모른 채 과적 선박을 출항시킨 부패한 관료와 업체, 팬티 차림으로 가장 먼저 탈출한 선장과 선원들에 대한 분노는 1년이 다 돼가지만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후 대한민국의 안전 패러다임은 얼마나 바뀌었을까, 돌아보면 그다지 개선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지난 1년 동안 세월호 사고 이후 달라진 것을 반추해보면 해양경찰청의 폐지, 안전행정부의 행정자치부 복귀와 인사혁신처-국민안전처 이분화 등 요란한 정부 조직 개편만이 기억에 남아있다. 사고 책임자로 지목된 유병언 회장의 사망과 그 일가족의 몰락 등 용두사미 결말은 씁쓸함만을 남겼다. 세월호의 핵심 교훈인 국민 안전을 위한 시스템 마련은 여전히 체감되지 못하고 있다. 국가의 존재 이유를 묻게 했던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희망을 잃어버린 국민들에게 이제는 ‘안전’의 믿음을 선사해 더 이상 잔인한 4월이 아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