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기억의 숲’ 조성 의미 크다

2015년 04월 12일(일) 19:13

온 국민을 슬픔에 몰아 넣었던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사고 현장인 진도에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세월호 기억의 숲’이 조성된다.

지난 10일 진도 팽목항에서 4㎞ 떨어진 임회면 백동 무궁화동산에서 세월호 사고 유가족과 션 헵번 오드리 헵번 어린이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세월호 기억의 숲’ 조성행사가 열렸다.

이번 ‘세월호 기억의 숲’ 조성 사업이 특히 주목을 받는 이유는 우리 국민이 아닌 외국인에 의해 주도됐다는 사실에서다. 세계적인 배우 오드리 헵번의 큰 아들인 션 헵번이 그 주인공이다. 평소 어린이 구호활동에 앞장서온 그는 지난해 5월 세월호 사고소식을 접한 후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뜻을 국내 숲 조성 관련 사회적기업인 ㈜트리플래닛을 통해 전라남도에 제안했던 것이다.

그 첫 시작으로 이들은 이날 세월호 희생자를 기리는 의미의 노란 리본처럼 노란색으로 단풍이 드는 은행나무 30그루를 심었다. 숲 조성 재원은 오드리 헵번 어린이재단 후원금과 추모의 숲 조성을 위한 온라인 캠페인으로 마련한다.

션 헵번이 이처럼 ‘세월호 기억의 숲’을 조성하는 까닭은 희생자 가족을 위로하기 위해서다. 더불어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변화하는 한국을 보고 싶은 기대감이 포함돼 있다.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30여년전과 비교해 한국에서 탐욕을 부리는 기업과 교육이 바뀌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모습이 변해가는 것을 보고 싶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세월호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유가족은 물론이고 실종자 가족들의 눈물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일손이 잡히지 않는 국민들도 팽목항으로 향하고 있다. 더구나 참사의 그날이 다가오면서 ‘악몽’은 트라우마로 재연되고 있다. 300명이 넘는 희생자들의 원혼이 구천을 떠돌고 있다.

상황과 현실이 그러하기에 희생자는 물론이고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을 추모하고 위로하는 공간은 절실하다. 이 곳에 정성과 사랑이 모아진다면 그 의미는 더욱 배가된다. 그리고 국민들은 이를 잊지 않고 기억하도록 해야 한다. 그 무대가 바로 ‘세월호 기억의 숲’이 될 것이다. 첫 삽을 뜬 ‘기억의 숲’이 울창한 숲을 이루도록 함께 노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