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곧 자연’…목판화에 새기다 박구환 개인전 23일까지 광주 갤러리 리채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

2015년 04월 20일(월) 20:17

박구환 作 ‘한가로운 마을’

목판화 소멸기법으로 서정적인 풍경을 새겨온 판화가 박구환씨가 오는 23일까지 광주 갤러리 리채에서 개인전을 연다. 지난 2011년 이후 4년 만에 광주에서 여는 개인전이다.

박씨는 한가로운 남도의 바다, 마을과 집, 들판과 나무, 꽃, 그리고 그곳에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독특한 판화기법으로 선보여온 작가.

그는 세밀한 표현에 있어 어려움이 있을 법한 목판화 기법을 이용, 캔버스 위의 자유로운 붓질보다 더욱 정교한 색의 미학을 보여준다. 그의 목판화 소멸기법은 베니어판 재질이 주는 투박함과 파스텔톤 색채를 아우르며 화면을 따사롭고 생동감 넘치게 만든다. 그래서 파고 쪼개서 찍어낸 화면임에도 불구하고 판화로 받아들이기엔 무척 회화적이다.

게다가 그는 3-4년 전부터는 판화로 찍어낸 작품에 유화 물감을 덧칠하는 작업을 새로 시작했다. 해서 작품은 더 부드럽고 평온한 분위기를 뿜어낸다. 판화의 독특한 질감과 유화의 서정성이 한데 어우러져 태어난 작품들은 인기가 꽤 높다.

특히 그는 7년 전 광주에서 담양으로 작업실을 옮겨 생활하며 작업의 변화를 겪고 있다. 작품의 소재로만 등장하던 자연물들이 그 자체로 주인공이 된 것. 자연과 풍경을 관조만 하던 작가 역시 담양의 시골생활로 인해 자연의 일부가 됐다. ‘내가 곧 자연이구나’라는 생각은 그대로 작업으로 옮겨져 작품이 곧 자연이 됐다.

이번 전시에서 박씨는 자신을 대표하는 연작 ‘한가로운 마을’과 ‘만개하여’ 등을 선보인다. 과거에 비해 꽃과 풍경의 표현이 더 확대됐고 서정성은 깊어졌다.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