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저상버스 법정대수 확보하라” 장애인의 날 지역 장애인 ‘이동권 보장’ 한 목소리 “저상버스 기다리다 3시간 이상 허비한 적도 있다” 불편한 몸 이끌고 빗속 유스퀘어 광장서 몸부림 최효은 기자 hyoeun@kjdaily.com

2015년 04월 20일(월) 20:52

제35회 장애인의 날인 20일 오후 광주·전남·북지역 장애인 단체 회원들이 광주 서구 광천동 U-스퀘어 광장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과 장애인 정책 개선’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가두행진을 벌이고 있다. /김애리 기자 kki@kjdaily.com

“장애인도 버스 좀 탑시다.”

제35회 장애인의 날인 20일 광주·전남지역 곳곳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는 집회가 이어졌다.

이날 오후 2시 광주시 서구 광천종합버스터미널 유스퀘어 광장.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준비위원회(이하 장차연) 회원 50여명과 활동 보조 인원 50여명 등 100여명이 모여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 행사를 가졌다. 이들은 추적추적 봄비가 내린 가운데 ‘저상 시내버스 법정대수 조기도입’ 및 행복콜택시 확대를 촉구하며 시청까지 도보 및 휠체어 행진을 이어갔다.

빗속에서도 행렬에 앞장선 배한성(34ㆍ뇌성마비 1급)씨는 “나보다 더 힘든 장애인 인권을 위해 행진에 참여했다. ‘봉선37 저상버스’를 주로 이용하는데, 배차간격이 2시간 이상일 때도 있고 환승까지 할 때는 저상버스만 기다리다 3시간 이상 허비한 적도 있다”며 특혜가 아닌 기본권을 위한 요구임을 강조했다.

김동효(47)장차연 준비위원장은 “광주시는 2016년까지 일반시내버스 930대 중 372대(약 40%) 정도를 저상버스로 교체키로 하고, 올해 80대를 도입할 예정이었으나 이 마저 30대로 축소됐다”며 “결국 올해 말까지 156대만 운영하게 되는데 이것으로는 너무 역부족이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또 “특히 윤장현 광주시장이 372대 저상버스 도입에 대해 오는 2018년까지 연기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오는 2018년까지 기존 저상버스 중 50여대가 대·폐차될 예정인 것을 고려하면 국토교통부 권고사항인 일반버스 대비 40%의 저상버스 도입에 미달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전남에서도 장애인 관련 공약이행을 촉구하는 행사도 진행됐다.

전남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낙연 전남지사에게 장애인복지 공약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전남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이낙연 전남지사는 지난 2014년 지방선거 과정에서 장애인복지 예산을 전국 평균이상으로 확대해 장애인 등 복지예산 강화에 힘쓰겠다고 약속한 바 있어 ‘장애인 복지정책 요구안’을 전남도에 제시했으나 전남도는 형식적이고 성의없는 답변만을 내놓을 뿐 장애인복지정책에 대한 어떠한 의지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전남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지난 2014년 전국 시·도별 장애인복지·교육 비교에 따르면 지자체 예산 중 장애인복지 예산 비율이 전국 평균 1.67%이지만, 전남도는 1.47%로 전국 평균에도 못 미친다”며 “전남도는 더는 낮은 재정자립도를 핑계 삼을 것이 아니라 이 지사의 공약 이행차원에서 장애인복지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저상버스 및 특별교통수단(장애인 콜택시) 법정 대수 도입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 의무 시설 확대 ▲장애인차별금지법 이행 강화 ▲여성장애인 모성권 보장 ▲전남도청사 내에 헬스 키퍼 설치 ▲장애인 소득 보장 등을 요구했다.

이 단체는 21일 오후 2시 전남도청 앞에서 이같은 내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한다.

이와 관련, 광주시 대중교통 관계자는 “저상 버스를 올해 최대 30대 증원할 계획인데, 약속한 80대를 증차 하기엔 예산 문제가 걸림돌이다”며 “2억원이 소요되는 저상버스 한 대를 도입하려면 국·시비 1억원이 투입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인 만큼 조금만 더 지켜봐주셨으면 한다”고 말해 조만간 계획대로 도입이 힘들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지난 2월16일 국토교통부자료에 따르면 광주시 교통복지 수준은 6대 도시 중 최하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효은 기자 hyoeun@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