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저상 시내버스 확충 절실하다

2015년 04월 21일(화) 20:09

지난 20일은 장애인의 날이었다. 금년이 35회 째로 이번 역시 장애인들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길거리로 나와 ‘장애인 차별 철폐’를 외쳤다. 활동보조 서비스 등 기본권과 관련한 것들이다. 특히 올해는 ‘저상 시내버스 법정대수 조기도입’과 ‘행복콜택시 확대’ 등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촉구했다. 이들의 외침 대상은 당연히 이 사회 모든 구성원이기도 하지만 전반적인 정책을 이행하는 광역자치단체나 기초자치단체로 향하게 마련이다.

문제는 매년 장애인의 날이 되면 장밋빛 정책이 쏟아지거나 공연, 행사가 반복된다는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정부와 지자체가 주도하는 행사는 동정과 시혜의 일회성 행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곤 한다. 이들 자치단체가 이런 저런 이유로 약속 이행을 미루면서 곳곳에서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실제로 광주시는 내년까지 일반시내버스 930대 중 약 40%에 해당하는 372대를 저상버스로 교체키로 하고, 올해 80대를 도입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마저도 30대로 축소하여 결국 올해 말까지 156대만 운영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윤장현 광주시장은 372대 저상버스 도입도 오는 2018년까지 연기해 줄 것을 장애인 단체에 요구했다. 하지만 이 기간이 되면 기존 저상버스 중 9년 연한에 해당되는 50여대가 대·폐차될 예정이어서, 국토교통부의 권고사항인 일반버스 대비 40%에는 크게 미달하게 돼 장애인의 저상버스 이용은 더욱 불편을 겪게 된다.

이에 장애인들이 비가 내린데도 비를 맞으며 ‘저상 시내버스 법정대수 조기도입’을 촉구하며 거리로 나가 한 목소리를 낸 것이다. 심지어는 한 장애인이 저상버스를 타려고 3시간 이상 시간을 허비한 적도 있다고 하니 말해 무엇 하겠는가. 현재 광주에는 130여 장애인 단체에 7만여 명의 회원, 1만5천여 거동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있다. 이들도 국민의 일원으로서 저상버스를 이용할 기회와 선택권이 있다.

2005년 제정된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은 ‘교통약자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교통약자가 아닌 사람들이 이용하는 모든 교통수단, 여객시설 및 도로를 차별 없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이동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왜 장애인들은 자유롭게 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가. 장애인 등 교통약자 이동편의증진법이 시행된 지 10년 가까이 지났다. 정부와 광주시는 장애인들이 고속버스와 시외버스를 자유롭게 이용하고, 시내버스를 승하차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저상 시내버스 확보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