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코앞 亞전당 콘텐츠 한심한 수준이라니

2015년 04월 22일(수) 20:31

개관을 코앞에 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亞전당) 문화창조원의 콘텐츠가 애매모호하고 외국사례만 즐비하다니 걱정을 넘어 한심스럽다.

21일 공개된 亞전당 문화창조원의 개관 콘텐츠 시민설명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콘텐츠 윤곽도 구체적이지 않고, 외국사례 예시만 어지럽게 열거한 준비 안된 모습을 보고 한숨만 내쉬었다니 심각하지 않을 수 없다. 문화중심도시의 핵심 시설인 亞전당이 하드웨어인 건물만 덩그러니 들어서고 정작 보여 줄 것이 없다면 누가 찾을 것인가. 벌써부터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어 아찔한 생각이 든다.

이번에 공개된 문화창조원은 亞전당 내 콘텐츠 생산과 경제성 창출을 맡은 핵심시설의 하나다. 이날 설명을 맡은 목진요 예술 감독은 “창조원은 세계 최대 규모로 모든 공간을 어떻게 채울지 걱정이다”며 미국 버지니아 테크(Virginia Tech)의 ‘더 큐브(The Cube)’ 등 사례 예시와 예상 이미지 나열로 설명을 일관했다는 후문이다. 또 11월부터 개관 기념 ‘ACT(Art&Creative Technology)페스티벌’을 열어 창·제작센터 등의 킬러콘텐츠를 시연한다고 했지만 가장 중요한 킬러콘텐츠는 무엇인지 말하지 못했다.

콘텐츠에 있어 더 큰 문제는 오래전부터 기획해오고 있는 亞전당 내 복합 3·4·5관의 기획의 전략 부재다. 이 공간을 책임지는 정준모 전시협력감독은 ‘프로젝트 유라시아’, ‘마술·근대성 3부작’, ‘국가를 묻는다’ 등의 전시를 설명하면서 솔직하게 문제점을 털어놓았다. 정 감독은 “전시들이 모두 2-3년씩 진행되는 장기사업으로 기획돼 있는데 개관 때 본 전시가 1년 후, 또 2년 후에도 열린다고 하면 누가 오겠느냐”라고 말하고 장기전시를 위해선 콘텐츠 기획을 별도로 해야 하는데 시간과 예산 문제로 실현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더욱이 지역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창·제작센터 운영계획 발표가 구체적인 세부 내용 없이 추상적인 목표와 외국사례 예시에 그쳐 실망감을 안겨줬다. 아시아 문화중심도시로서 광주의 랜드 마크인 亞전당이 광주의 수준 높은 문화와 예술 콘텐츠는 없고 외양만 번지르르한 건물에 외국의 사례만 나열한다면 껍데기 문화중심도시에 머무를 것이다. 지금 상태가 계속된다면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불과 개관을 5-6개월 남은 시점에서 큰 걱정이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정신 바짝 차리고 철저히 준비하기를 간절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