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 논란 ‘5·18 기록관’ 개관 밀어붙이기 안된다

2015년 04월 22일(수) 20:31

다음달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는 5·18민주화운동기록관(아카이브)에 대해 졸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흡사 문부터 열어놓고 보겠다는 것이 광주시의 입장이라는데, 앞뒤가 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광주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현재 기록관은 오픈 준비를 대부분 마무리한 상태로 조례안 통과를 남겨놓고 있다. 실제로 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24일 상임위에서 5·18기록관 설치와 감사위원회 구성 및 운영 조례안을 재심의할 예정이다.

시는 관리과와 5·18연구실 등 2개 실과를 설치하고 4급(서기관) 관장과 학예연구사 등 전문 계약직, 일반직 5급(서기관) 공무원 등 총 11명을 신규 채용해 직영하는 기존 안을 그대로 상정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록학계 전문가들과 5·18기념재단 등 시민단체가 제안한 기록관 일부 사무 민간 전문기관 위탁, 관장 직위 개방형 채용 등 민간 전문가의 활용 등에 대해서는 우선 조례를 통과시킨 뒤 보완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는 제기된 문제점을 덮어두고 촉박하게 개관을 밀어붙이는 일방통행이어선 곤란하다. 한두 달 가량 충분히 시험 운영을 거친 뒤 보완 작업을 반드시 이행해야 하고, 시민적 공감대 위에 정식 개관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다.

지난 2월 1차 심의 당시 시의원들이 지적한 시장이 감사위원회 위원 7명 중 5명과 위원장 임명 권한을 갖고 있는 문제도 별도 보완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조례안의 의회 통과 가능성도 불투명하다.

이와 관련 5·18기념재단 측도 기록학계 전문가들의 제안을 토대로 광주시와 효율적인 전문 인력·기관 투입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하니, 결과가 주목된다.

5·18민주화운동 기록물은 주지하다시피 광주 지역의 경계를 넘어 대한민국 전체의 유산이다. 특히, 5월이 다가오면서 또 다시 5·18을 폄훼하는 불순한 행태가 재연되지 않을 까 바짝 경계하고 있는 즈음이다.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이 물론 5월에 개관해 상징성을 높일 수 있겠으나. 전반적인 운영과 콘텐츠 구성 등 지역사회의 합의가 선행된다면, 그 의미와 가치는 더욱 극대화될 것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