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타’에 발목잡힌 전남 현안사업 경제성 확보 실패 주요 사업 줄줄이 ‘낙마’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예타면제 1건 불과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

2015년 04월 22일(수) 20:39

<예비타당성조사>
전남지역 주요 현안이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에 발목이 잡혀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예타를 통과한 전남 사업은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나타나 예타 면제 대상 확대를 비롯, 지역 특성(낙후도)을 감안한 경제성 분석 등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박근혜 정부 전남 예타 사업 현황 (단위=억원)

22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사업비 총액 500억원 이상인 예산·기금사업으로 건설공사가 포함된 대규모 개발 사업이나 사업비 500억원 이상, 정부예산 또는 기금 지원 300억원 이상 민자유치사업에 대해 예타를 실시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2013년 이후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 포함된 전남 현안은 총 9개로 집계됐다.

2012년 일괄 예타 결과, 전남지역 대상 사업은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난 데 이어, 1년이 지난뒤에도 여건 변화가 없어 2013년 예타 대상 신청은 단 한 건도 없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예타가 이뤄진 9건 모두 2014년 대상 사업인 셈이다. 예타 대상 사업 9건 중 조사가 끝나 결과가 나온 것은 5건, 예타 면제는 1건, 예타 진행 중은 3건이다.

광주-완도간 고속도로(총사업비 1조7천990억원)가 구간을 대폭 축소한 뒤 타당성재조사를 거쳐 B/C(비용편익) 0.87, AHP(경제분석+정책분석) 0.509로 우여곡절 끝에 통과됐다. 사업 타당성 기준은 B/C 1.0 이상, AHP 0.5 이상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사업비로 200억원(실시설계비)을 반영했다.

진도 포산-서망간 국도 건설사업(총사업비 1천382억원)의 경우 진도가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지역경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을 감안, 지난해 9월 국무회의에서 예타 면제를 의결했다.

이와 달리 압해-화원간 연결도로 개설(4천129억원), 현경-해제 국도 4차로 확장(504억원), 옥천-도암간 국도 건설(904억원), 추포-비금간 연도교 건설(4천736억원) 등 SOC 사업 4건은 타당성재조사까지 실시했으나 경제성 확보에 실패, 모두 사업 추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예타가 진행되고 있는 기능성 화학소재 클러스터 구축사업(1천310억원·오는 6월 완료)과 빛가람 사물인터넷 혁신클러스터 구축(673억원·오는 5월 완료), 백신산업 글로벌 산업화 지원기반 구축(3천300억원·오는 6월 완료) 등 3건 역시 경제성 확보가 쉽지 않아 예타 통과를 장담하기 힘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전남지역 사업의 예타 통과가 쉽지 않은 것은 현행 예타 제도가 지역 특성을 감안하지 않고 경제성 분석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수요·공급을 기준으로 한 경제성 분석은 낙후된 전남의 경우 수요 창출이 어려워 대부분 사업이 B/C, AHP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또한 지역균형발전 정도를 감안토록 돼 있지만 정권에 따라 동일 유형의 사업이라도 비일관적 경제성 분석 결과를 적용하는가 하면, 지자체 의견 및 지역 전문가 의견 수렵 역시 미흡한 실정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예타 대상 사업 총사업비 규모 상향 조정(1천억원)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낙후된 전남의 경우 대부분 사업이 예타를 통과하기 힘든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