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때는 ‘명품’ AS는 ‘짝퉁’ 망가진 가방·멈춘 시계 등 하자민원 쏟아져 최효은 기자 hyoeun@kjdaily.com |
| 2015년 04월 23일(목) 20:44 |
23일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백화점의 평균 판매 수수료율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0.9%포인트 하락(28.3%)한 반면 해외명품은 같은 기간 동안 3.3%포인트 올라 25.2% 수준이다. 이는 소비자가 100만원짜리 명품 옷을 사면 25만2천원이 백화점 몫이라는 얘기다.
이모(34)씨는 지난해 광주 모 백화점에서 구입한 페라가모 가방의 한쪽이 찌그러지며 형태가 변형된 것을 발견했다. 속상한 마음에 이씨는 백화점을 방문해 AS를 신청했다.
이씨는 백화점을 찾을 당시만 해도 금세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했다. 백화점 측에서는 제품 하자심사를 해야 된다며 가방을 맡기라 하더니 형태가 변형되는 부분에 대해선 언급 없이 “붉은기는 하자가 아니다”는 엉뚱한 답변만 해왔다.
설상가상으로 백화점에서 보관실수로 돌아온 가방은 변형이 더욱 심각해져있었다.
이씨는 “살때는 VIP대접하며 이것도 저것도 해결해 줄 것처럼 하더니 AS를 맡기자 얼굴이 변했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본사는 백화점의 보관 실수를 증명하라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어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러한 해외 명품에 대한 불만사항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최근 5년간 유명브랜드별 소비자 피해 현황’에 따르면 5년간 수입 유명브랜드 18개에 대한 소비자 상담은 1천572건에 달했다.
모처럼 해외여행을 떠나게 된 나모(28)씨는 큰 맘먹고 면세점 펜디매장에서 200여만원을 주고 시계를 구입했다. 그러나 1년도 되지 않아 시계가 멈춘 것.
나씨는 “백화점 펜디매장을 방문했지만 자신들의 백화점에서 구입한 상품이 아니니 AS를 해줄 수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며 “면세점 제품은 명품이 아니냐”고 허탈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AS를 받게 돼도 문제다. 시계의 배터리를 교체하는 정도의 가벼운 일에도 반드시 2주이상의 시간을 소요하기 일쑤고 조그만 부속품을 가는 데도 터무니없는 가격을 요구하기도 한다.
또한 일부 품목은 더 이상 출시하지 않아 교체해줄 부품이 없어 AS가 불가능하다는 답변도 돌아온다.
명품 업체들의 엉터리 AS에 백화점에서도 소비자 불만을 줄이기 위해 사설 명품전문 수리점과 연계해 별도의 AS망을 구축할 정도이다.
이렇다 보니 백화점 인근에는 명품전문간판을 내건 수리점도 우후죽순 들어서 소비자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이러한 업체들은 정찰제 개념이 없어 ‘부르는 게 값’이다 보니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비싼 값을 치르고 제품을 구입하고도 또 다른 비용을 지불해야만 한다.
국내 시장에서 해마다 두 자릿수 판매 신장률로 거침없이 성장해온 수입 고가 브랜드들이 이름과 실적에 걸맞지 않는 사후관리로 소비자 불만은 점점 커지고 있다. /최효은 기자 hyoeun@kjdaily.com
최효은 기자 hyoeun@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