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 앞 무단횡단…단속 ‘나 몰라라’ 광주 서부경찰서 인근 학생 등 무단횡단 빈번 서부서·도로담당 기관 “사고 미미·안전시설 계획 없다” 최효은 기자 hyeoun@kjdaily.com

2015년 04월 27일(월) 20:43

광주 서부경찰서 인근 5·18자유공원-상무시민공원 사이 도로에서 한 행인이 차량이 지나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무단횡단하고 있다.

경찰서 앞 사거리에서 버젓이 무단횡단이 횡행하고 있지만 경찰서와 도로관리를 담당하는 기관이 손을 놓고 있어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광주시 서구 치평동에 위치한 광주 서부경찰서 인근 상무 자유로와 상무 공원로가 교차하는 사거리는 5·18자유 공원과 상무시민공원이 위치해 있어 주민들의 쉼터로 각광 받는 곳이다. 주위 대단위 아파트 단지는 1만여 세대에 이르고 초·중·고 4개 학교도 밀집해 있다.

그러다 보니 상무공원로를 따라 위치한 초·중·고 3개학교 학생들의 무단횡단이 빈번한 실정이다. 또한 주말에는 상무 자유로 양 옆에 위치한 상무시민공원-5·18자유공원 사이를 지나 운동과 산책을 하는 시민들의 무차별한 무단횡단이 행해지고 있다.

특히 주말 낮 시간대 자전거를 타거나 놀이를 나온 어린이들이 무단횡단으로 인해 안전사고가 우려된다.

심지어 아이들을 돌보는 노인이 어린 아이의 손을 잡고 무단횡단을 수시로 하고 있어 경찰의 단속과 계도가 시급한 실정이다.

실제로 27일 오전 시민공원과 자유공원을 다니는 횡단보도는 사거리쪽으로 100m만 걸어가면 되지만 도로가 왕복6차선으로 비교적 넓고 한산해 시민들은 무단횡단에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하지만 관할 경찰은 단순히 통계와 사고 건수에만 의존해 안전시설 설치를 계획하는 나머지 이 일대에 대한 신규 설치를 전혀 고려치 않고 있어 관계기관의 무사안일한 태도에 대한 각성이 요망된다.

서구에 거주하는 김모(72·여)씨는 “노인들에게는 100m 거리도 멀게만 느껴진다”며 “시민공원과 5·18공원 사이에 횡단보도를 설치해 노인과 아이들이 안전히 다니게 해줬으면 좋겠다. 경찰서 맞은편 학교에 다니는 손자가 있는데 그쪽에는 안전시설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인근 학교를 다니는 박모(17)군은 “지각을 할 새면 무의식적으로 무단횡단을 해 학교까지 뛰어가기 일쑤다”라며 “특히 야간 하교시간에는 차량도 많지 않아 위험을 의식하지 않고 무단횡단을 한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광주서부경찰서 교통안전계 관계자는 “우리 임무가 사고예방 단속을 나가는 것은 맞지만 관리 인원에 한계가 있다”며 “서부경찰서 근처 무단횡단은 그동안 교통사고가 미미해 굳이 경찰청에 교통안전시설 설치를 위한 공문을 보낼 일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광주시청 관계자는 “서부경찰서 근처 무단횡단 방지시설 설치 계획은 없다. 예산 문제도 있고 우선순위가 있는 곳에 만들어진다”며 “보통 펜스 설치는 경찰서·경찰청 통계를 통해 사망·중상자가 많이 나오는 곳에 설치를 한다. 상무공원로와 자유로는 큰 사고가 많지 않아 설치가 미뤄지고 있다”고 답변했다. /최효은 기자 hyeoun@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