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관광산업 활성화 ‘훈풍’ 호남고속철도 개통 한달 ●파급 효과 서울-여수엑스포역 이용객 70% 가량 증가 연계상품 잇따라…서부권 섬지역도 재조명 최권범 기자 coolguy@kjdaily.com

2015년 05월 03일(일) 20:25

시속 300㎞ 속도혁명으로 지난달 2일 호남고속철도 1단계 노선이 개통된 지 한 달이 되면서 ‘반나절 생활권’이 현실화되고 있다. 사진은 광주송정역.

광주의 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이상준(37·가명)씨는 요즘 호남KTX 개통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업무상 서울출장이 잦은 이씨는 그동안 출장때마다 서울에서 숙박을 하고 돌아왔으나 이제는 그럴 일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씨는 “서울을 가는 데 1시간30분밖에 걸리지 않아 출장업무를 보고도 여유롭게 광주에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호남KTX가 개통 한달을 맞은 가운데 광주·전남 등 호남권이 전국 반나절 생활권으로 묶이는 ‘교통 혁명’이 일어나면서 이씨처럼 지역민들의 생활에도 변화가 생겼다.

서울 용산과 광주 송정역 사이는 종전 2시간39분에서 1시간6분 단축돼 최단 1시간33분(평균 1시간47분) 걸린다. 이는 수도권 외곽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데 걸리는 시간(평균 76분)보다 10여분 더 소요되는 정도다. 그만큼 지역민들의 시간·경제적 비용도 절감됐다.

호남KTX 개통은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에도 순기능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직 개통효과를 판단하기에는 이르지만 훈풍이 불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호남KTX가 개통한 지난 2일부터 14일까지 여수엑스포역의 일일 KTX 이용객 수는 개통전 하루 6천665명보다 69.2% 증가한 1만122명을 기록했다.

예컨대 서울역을 출발해 2시간여 만에 여수 오동도 등 남도의 유명 관광지를 구경하고, 갓 잡은 싱싱한 해산물을 맛본 뒤 서울에서 다시 저녁 약속을 잡는 게 가능해진 이유다.

광주와 전남은 오는 7월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등 큰 행사가 잇따라 열리는데다 산과 강, 바다라는 천혜의 자연환경에 역사·문화적 자원도 풍부해 앞으로 KTX를 타고 오는 외지인은 더욱 늘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반영하듯 인터넷 사이트 등에서 KTX와 연계한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으며, 홍도, 흑산도 등 천혜의 경관을 자랑하는 전남 서부권 섬 지역도 새삼 조명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 관광상품을 경쟁하듯 개발하면서 방문객이 늘고, 이는 다시 관심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기대된다.

지역 경제를 수도권에서 빨아들이는 이른바 ‘빨대 효과’가 우려됐던 유통·의료 분야도 아직까지는 이렇다할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롯데백화점 광주점의 경우 봄 정기세일 매출이 지난해보다 다소 감소하긴 했으나 광주신세계는 오히려 상승했다. 또 수도권 병원과 경쟁반열에 오른 전남대병원은 개통 후에도 90% 이상의 병실 가동률을 기록했다.

/최권범 기자 coolguy@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