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도혁명 경제·관광 대변화 감지 ● 호남고속철도 개통 한 달 박연오 기자 yopark@kjdaily.com |
| 2015년 05월 03일(일) 20:45 |
#나주혁신도시 내 모 공기업에 근무하는 이상철(51·남)씨는 호남고속철 개통이 그 무엇보다 반갑다. 하지만 요즘 여간 고민이 아니다. 본사가 나주로 이전해 오면서 올해 가족 모두가 이사를 올 예정이었는데 다시 고려를 하게 됐다. 용산에서 아침 6시 10분 KTX열차를 타면 나주에 8시 10분에 도착, 늦어도 8시 30분까지 출근을 할 수 있어서다. 서울가는 교통편은 더욱 빠르다. 오후 9시 20분 용산으로 출발하는 562호 열차는 1시간 33분밖에 소요되지 않아 오후 10시 53분이면 서울에 도착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2일 호남고속철도 1단계 노선이 개통된 지 한 달이 되면서 ‘반나절 생활권’이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시속 300㎞ 속도혁명으로 수도권과의 체감거리 단축은 경유역, 요금 등 논란을 뒤로하고 광주·전남지역 사회·경제·문화관광 등 제반 분야에 서서히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당초에는 11년 전 KTX 경부선 개통 때처럼 호남 사람들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 경제활동을 하는 ‘빨대 효과’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불식되면서 오히려 ‘KTX 특수’가 생기는 등 긍정적인 신호가 엿보이고 있다.
실제로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이 KTX 호남선 개통 이후 지난달 27일까지 교통이용객 추이를 분석한 결과 용산역에서 광주 송정역을 이용한 승객이 88.1% 증가했다. 특히 송정역의 경우 이용객 수가 전년대비 344%가 급증했다.
목포·나주역도 이용객이 각각 전년대비 120%, 246%로 늘어났다. 목포역은 첫째주 109%에서 둘째주 123%, 세째주 115%, 네째주 136%로 늘었다. 나주역은 240%, 219%, 248%, 301%로 늘어났다.
개통 후 호남을 찾은 관광객이 늘어난 영향이다. 이처럼 광주와 서울을 오가는 KTX 이용객이 폭증했지만 당초 우려됐던 광주지역 유통·의료 분야의 ‘수도권 빨대 효과’는 현재까지 별반 크지 않은 실정이다.
하지만 2017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됐던 광주 송정역 복합환승센터 건립사업은 현재까지 착공조차 못하며 곳곳에서 불편함이 속출, 여전히 풀어야 할 최대 과제다.
일례로 KTX가 하차할 때마다 송정역 인근은 교통지옥으로 변한다. 편도 4차선, 왕복 8차선의 도로지만 관광버스 등 이중, 삼중으로 주차된 차량들로 일대 도로가 몸살을 앓는다.
이에 따라 호남고속철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교통인프라 구축과 함께 적극적인 관광 상품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이처럼 호남고속철 개통 한 달 만에 이용객 수가 예상보다 폭증하자 코레일도 긴급 대책에 나섰다. 당장 징검다리 휴일인 4일과 5일 각각 2회와 1회씩의 열차를 증편키로 했다.
코레일 측은 3개월간 추이를 분석한 후 열차 편성을 탄력적으로 운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이 많이 몰리는 시간대와 주요 이용 열차역을 파악, 편수를 조정할 예정이다.
광주 송정역-용산역 운행 열차의 경우 현 363석인 산천KTX열차를 933석 규모의 최신 KTX완편 열차로 변경해 좌석 공급수를 늘릴 복안이다.
윤중한 코레일 광주본부장은 “호남고속철 개통 한 달간 추이는 4일 집계될 예정이지만, KTX 이용고객이 전년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앞으로 두 달 더 추이를 지켜본 후 이용고객의 불편해소와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향후 열차운행 계획을 조정할 계획이다”고 밝혔다./박연오 기자 yopark@kjdaily.com
박연오 기자 yopark@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