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이 다가서니 캐리어가방이 도망가네” 광주신세계갤러리, 내달 1일까지 미디어·설치 전시 ‘아트 터치’展 고창선·성수희 등 출품…관객 반응 따라 전시 변형 ‘열린 구도’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

2015년 05월 04일(월) 19:50

테리빌리타(Terribilita) 作 ‘트라이어드(Triad)’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참여형 전시가 마련된다. 광주신세계갤러리가 이달부터 오는 6월1일까지 인터렉티브 미디어·설치 전시 ‘아트 터치(ART TOUCH)’전을 개최하는 것.
고창선, 김유석, 김태희, 성수희, 이미성, 이진풍, 홍성대씨 등의 작가들이 참여한 이번 전시는 미디어와 영상매체를 이용한 다채로운 작품들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단순 작품 전시가 아닌, 관객이 참여해 전시를 이끄는 ‘살아있는 소통형’ 방식을 취해 눈길을 끈다. 전시 공간 속에 센서가 설계돼 있어 관객들의 움직임에 따라 작품은 영상 또는 소리로 반응하게 된다.

실제로 고창선 작가가 설치한 ‘긴장하는 스피커’와 ‘모션&피드백’라는 두 작품은 관객이 다가가면 사운드로 반응하고 페달을 밟으면 빛이 생성되는 방식으로 관객의 행위를 작품 속에 포함시킨다.

또 김유석 작가가 선보이는 사운드 설치작품 ‘블라인드 사운드(blind sound)’는 한 공간에서 타인의 관심을 받을 때 지각되는 긴장감을 표현한다.

김태희 作 ‘움직이는 캐릭터’

그리고 시청각이 유발하는 감각의 오류도 함께 보여준다. 김태희 작가의 ‘움직이는 캐릭터’는 캐리어 가방으로 된 작품으로, 관객이 다가가면 이리저리 도망 다니는 반응을 보인다. 이는 관객에게 반응하고 상호적으로 영향을 주는 하나의 ‘캐릭터’를 상징한다.

그런가하면 성수희 작가의 ‘들어본 적 없는 바벨’은 소리와 듣는 사람 사이의 관계를 보여준다. 끊임없이 우리 주변에서 들어지지 않는 목소리를 관찰하고 채집하는 과정이 담겨있다. 또 심준섭 작가의 ‘써큘러 모션(Circular motion)’은 공간 속에 빛의 양이 변화될 때 내부기관의 움직임이 나타나며 이때 기관의 존재 자체를 생각하게 한다.

이와 함께 이미성의 ‘리퀴드 크리스탈(Liquid Crystal)’은 3D HDTV로 된 작품으로, 현재 시간을 TV화면 속 시계로 표시하고 있다. 이때 배터리는 쳇바퀴를 돌리는 노동자, 그네 타는 소녀 등으로 의인화돼 있다.

이외에도 김유석, 성수희, 이진풍 등 세 작가로 구성된 그룹 ‘테리빌리타(Terribilita)’의 ‘트라이어드(Triad)’는 센서를 통해 심장박동의 정보를 수집한다. 심장박동에서 시작되는 정보를 이용해 심박이 일치되거나 틀어질 때 발생하는 화음을 들려준다.

홍성대 作 ‘즐겁게 춤추다 멈춰라’

또 홍성대 작가의 ‘즐겁게 춤추다 멈춰라’는 땅과 하늘 사이에서 ‘관객’을 통해 환경오염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관객이 땅이 돼 스크린 앞에서 흔들리고 움직일 때 영상은 꽃줄기가 사라지도록 반응한다.

윤준 신세계갤러리 수석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관객이 직접적으로 작품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특별하다”며 “작품을 보고 듣고 느끼면서 각각의 특징과 의미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관객은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몰입, 미술에 대한 친밀도를 한층 더 많이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시 기간 중 SNS이벤트 ‘터치 터치(Touch Touch)’도 진행된다. 작품과 함께하는 사진과 전시정보를 SNS에 올리면 전시 관련 스티커 엽서를 증정 받을 수 있다. 참여자는 회당 선착순 10명으로 한정하며 매 주말에 진행된다. 문의 062-360-1271.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