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일찍와 함께 놀아줬으면” ●‘어린이날’ 어린이들의 바람은? “공부보다는 좋아하는 스포츠 매일 보고 싶어요” “아픈 사람 없이 모두가 행복한 세상 만들었으면” “1년에 한번 아닌 매일 매일 어린이날이 됐으면” 사회부 kjdaily.com

2015년 05월 04일(월) 20:50

소망풍선 날려요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오전 광주 북구와 지역아동센터연합회는 운암동 중외공원 야외공연장에서 ‘제93회 어린이 날’ 기념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송광운 북구 청장과 강명심 아동센터연합회장 등 아이들이 소망을 담은 풍선을 날리고 있다. /김애리 기자 kki@kjdaily.com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5월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오늘은 아흔세 번째 맞는 어린이날이다. 해마다 맞이하는 기념일이지만 매년 특별하지 않을 때가 없다. 어린이는 눈부신 5월의 신록처럼 아름답고 소중하기 때문이다.

방정환 선생도 어린이들이 올바르고 슬기로우며 씩씩하게 자라도록 하는 바람에서 어린이날을 제정했다. 중국 소설가 ‘루쉰’은 “나를 딛고 오르거라”며 어린이들이 마음껏 놀고, 행복하게 성장하길 소망했다.

하지만 작금 우리의 현실은 이상과의 괴리가 너무 크다. 한 자녀 아니면 두 자녀를 두고 있는 탓도 있지만, 잘 키워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아이들에게 무거운 짐을 지어주고 있는 데서다. 책가방과 빡빡한 학원일정, 성적 지상주의에 젖어 어린 자녀들을 혹사시키며 공부의 노예, 성공의 노예로 길들이고 있다.

어린이들 또한 보호, 양육, 교육, 시혜, 인적 자원 등 그 어느 것도 아닌 독립된 인격체로서 기본권을 가지고 있다.

신체와 정신 발달의 성장, 교육, 보호, 보살핌, 참여 등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차별과 불평등은 없는지 등.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들의 솔직담백한 바람을 들어보고, 깊이 반성하며 진솔하게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볼 날이다.

#안재하(10·용봉초 3학년)=저는 스포츠 캐스터가 꿈이어서 TV에서축구경기와 야구경기를 시청하는 것이 가장 재밌어요. 하지만 매일 피아노, 영어, 수학 학원이 끝나면 국어와 수학 학습지까지 풀어야 해요. 공부 말고 스포츠경기 보면서 중계하는 것을 꼭 배우고 싶어요.

#김진영(13·진제초 6)=저는 할머니를 매우 좋아합니다. 할머니가 편찮으셨을 때 너무 속상했습니다. 어른이 되면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의사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미래에는 아픈 사람 없이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안상하(12·오치초교 5)=저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요. 그림그리기 대회에 나가서 금상도 받았어요. 제가 그리는 세상은 깨끗하고 예쁜 색깔들이에요. 하지만 저희 집 주변에 보면 쓰레기가 너무 많아요. 아이스크림 막대나 과자 봉지, 담배꽁초 등 길가에 함부로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은가 봐요. 제가 어른이 됐을 때는 그림처럼 깨끗한 세상이 되면 좋겠어요.

#김혜솔(10·나주시 송월동)=아빠가 일찍와서 가족들이랑 저녁을 먹고 놀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녁에 늦게 오시고 아침에 일찍 나가시니 얼굴 보기가 힘들어요. 엄마랑 동생이랑 있는 날이 많아요. 어린이날에는 제가 주인공이니깐, 아빠랑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너무 좋아요. 선물은 무엇을 사달라고 조를지 생각중이에요. 1년에 한번이 아니라 매일 매일 어린이 날이면 좋겠어요.

#김윤희(6·광주시 동구 산수동)=아빠가 딸이라고 항상 너무 좋아해줘서 좋아요. 근데 롤러블레이드를 안 사줘요. 친구들이랑 놀이터에서 무척 타고 싶은데 아빠는 위험하다고 안 된데요. 난 키도 많이 컸고 친구들 중에 제일 큰데. 아빠 이번 어린이 날에는 롤러블레이드 사주세요. 조심히 탈께요.

/사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