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계파갈등 첨예화 호남민심 ‘부글부글’ ‘정청래 막말’에 광주·전남 지역민들 큰 실망 박지원·박주선 “호남 요청 거부” 文 비판 가세 재보선 참패·‘친노 패권’…문 대표 리더십 의문 서울=김진수 기자 jskim@kjdaily.com

2015년 05월 10일(일) 20:28

4·29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촉발된 새정치민주연합의 당내갈등이 ‘위험수위’를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선거패배 책임론을 둘러싼 지도부 논의과정에서 재선의 정청래(50) 최고위원이 대선배격인 3선의 주승용(63) 최고위원에게 “공갈을 친다”고 막말을 하는 등 전통과 품격이 살아있는 정상적인 정당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해 광주·전남 지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당내 ‘친노’(친노무현) 그룹으로 분류되는 정청래 최고위원은 지난 8일 공개 최고위원 회의에서 주 최고위원에 대해 “사퇴하지도 않으면서 할 것처럼 공갈을 치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자 주 최고위원은 “제가 아무리 무능해도 이런 식으로 최고위원에게 말해서는 안된다. 저는 공갈치지 않았다”면서 “주승용 의원의 말은 틀렸다거나, 저는 의견이 다르다라고 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당이 한참 잘못되고 후폭풍이 만만치 않아 같이 논의하자고 제안을 한 건데 공개석상에서 내가 공갈을 쳤다고 하다니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회사원 박 모씨(51)는 “정청래 최고위원은 ‘선명한 야당’을 기치로 내건 사람인데, 말을 함부로 해야만 선명한 것이냐”고 반문하고 “TV를 보다가 정청래가 나오면 (짜증이 나) 다른 채널로 돌리게 된다”고 말했다.

‘정청래 막말’ 사태가 커지면서 새정치연합 내 호남 출신 의원들의 반발도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새정치연합 박주선(광주 동구) 의원은 10일 종편에 출연해 “(친노인) 정청래 최고위원이 (호남 출신인) 주승용 최고위원 보고 사퇴를 빙자한 공갈을 치고 있다고 한 얘기는 호남 민심을 무시하고 호남의 요청을 거부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박지원(목포) 전 원내대표 역시 “문 대표가 ‘더 혁신해서 국민 앞에 다가 가겠다’고 하지만, 그러한 것을 국민도, 당원도, 특히 호남 출신들은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아무렇지 않게 앞으로 잘하겠다는 걸로는 용납이 안된다. 문 대표는 책임지고 국민과 당원 앞에서 의사를 밝혀야 한다”고 비판해 주승용 최고위원에게 힘을 보탰다.

새정치연합 당내갈등이 ‘위험수위’를 오르내리면서 당 안팎에서는 내년의 총선은 물론 내후년의 대선 등 큰 선거를 앞두고 벌써부터 자중지란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표는 위험수위에 다다른 당내 분열을 추스르고자 각 계파 수장들이 참여하는 원탁회의 구성을 다시 추진할 방침이지만 진통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당내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원탁회의를 만들겠다는 취지이지만, 비노(비노무현) 진영에서는 여전히 재보선 패배 책임론과 ‘친노 패권주의’ 청산이 우선이라고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 박주선, 주승용 의원과 같은 호남 의원 뿐 아니라 원탁회의 참여 대상자인 김한길, 안철수 전 공동대표 역시 여전히 문 대표의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태”라면서 “당내 계파간 갈등은 당분간 격화일로를 걸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김진수 기자 jski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