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억을 두드리며 가슴으로 걸었던 길…잊지못할 아픔을 담고 오다 키우리산악회와 함께 떠난 진도 동석산 kjdaily.com |
| 2015년 05월 12일(화) 19: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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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동석산을 산행한 후 팽목항을 방문하는 것이 우리의 일정이었다. 아침 8시 총 49명이 한 차에 몸을 싣고 진도 동석산을 향해 길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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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차안에선 버스도착 시간 맞추기 게임도 했는데, 오랜만에 참석한 이용현 고문과 이미경 회원이 2초 차이로 당첨됐다.
‘휴게소에서 쉬지만 않았으면 내 몫인데…’ 하는 아쉬운 마음도 들었지만 진심으로 축하를 전했다.
일행은 산행을 위해 주차장에서 간단하게 준비운동을 한 후 곧 바로 동석산 산행을 시작했다.
산행 초입구에 있는 입간판에 ‘동석산은 기암괴석으로 이뤄졌으며 수려한 해양경관과 천혜의 자연경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진도의 명산입니다. 그러나 등산로의 30% 이상이 암반으로 이뤄져 위험한 구간이 많으므로 어린이 또는 노약자, 심신질환자 등은 산행을 금하며 산행자께서는 낙상, 낙석에 의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글귀가 내걸려있는 것을 보니 결코 만만한 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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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석산(219m)은 높이는 낮아도 암릉으로 암벽을 오르내리는 거리가 남북으로 무려 1.5㎞나 이어져 있고, 칼바위와 암벽구간 등 위험한 곳이 많다.
바위절벽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볼 때,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아찔한 순간을 느끼겠다 싶을 만큼의 구조다. 산을 오르내리며 밧줄과 쇠고리를 잡고 바위를 타야 하는 곳이 많아 처음에는 무섭기도 했지만, 주변으로 보이는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탄성이 절로 나왔다.
동석산은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만큼 뛰어난 암릉미를 자랑한다.
주변의 저수지와 다도해 섬들이 한눈에 조망돼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느낌이었다. 정상에서 인증사진을 찍고 있으니 햇살이 제법 따가웠지만 시원한 바람이 불어 이마에 흐른 땀을 식혀줬다. 힘들게 올랐지만 정상에서 느끼는 이러한 감동이 등산의 묘미인 것 같다.
후미까지 정상에 오른 후 석적막산에서 그늘을 찾아 각자가 준비해온 음식들로 점심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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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걷다 보니 작은 애기봉(268m)에 도착했다. 왼쪽에 바다가 보이는 탁 트인 바위전망대에서 좀 전에 지나온 석적막산과 다도해의 섬들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오늘의 하산지인 세방낙조전망대 앞 다도해의 기암괴석 가득한 섬들을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었다.
산행 막바지에 도착한 세방낙조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당당히 뽑힌 길이기도 하며 국내 최고의 낙조 전망 포인트라고 한다.
세방낙조전망대에서 다도해 풍경을 감상하는 동안 거친 숨소리를 내뱉는 진도 바다의 통곡소리도 들을 수 있다.
지난해 4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세월호 침몰 대참사로 촉발된 비통함이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사고 이후 섬의 남서쪽 끝에 자리한 팽목항을 찾는 조문객은 줄을 이었지만 여행객은 줄어들었고 지역의 큰 수입원 중 하나인 관광산업은 거의 절멸된 상태다.
인정 많고 마음 여린 진도 사람들은 지역 경제가 크나큰 타격을 입었음에도 희생자 및 실종자 가족들과 함께 아픔을 나누며 희생과 봉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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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로 사망한 희생자들과 아직 차가운 바다에 있을 9명을 위로하고 그리워하는 간절한 마음들이 적힌 글귀들이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국가가 이들을 위해 조속히 배를 인양할 수 있기를 빌어보며 무거운 마음으로 팽목항을 돌아섰다.
해남 우수영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간재미회무침에 간단하게 뒤풀이를 하고 광주로 돌아왔다.
서로 만나서 반갑다는 인사를 나눈 뒤 다음달에 만날 수 있기를 기약하며 산행을 마쳤다.
/글=이희철 (우리디자인씽크 대표)
/사진=이광호 (광주매일신문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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