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한 다문화시대를 위해 강명찬 |
| 2015년 05월 12일(화) 20: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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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시절 굳세게 살아온 우리들의 이야기’ 란 부제와 함께 작년 말 누적 관객수 1천400만명의 흥행을 일으켰던 영화 ‘국제시장’에서는 주인공 덕수(황정민 분)가 외국인 노동자를 업신여기며 조롱하는 고등학생들을 크게 나무라고 혼쭐내는 코믹한 장면이 있다. 길거리에서 학생들이 외국인 노동자와 시비가 붙게 된 것은 ‘지지리도 못사는 나라에서 한국에 돈 벌러 온 주제에 커피를 마신다’ 고 비아냥거렸던 것! 어려웠던 60-70년대, 자신의 삶은 포기한 채 오직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서 파독 광부로, 베트남 전쟁에 기술자로 참전하는 등 이방인의 서러움을 직접 체험했던 덕수한테는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하는 젊은이들에게 순간적으로 화가 치밀었을 것이다.
돌이켜 보면 1950년대 한국전쟁 후 국제 구호단체 ‘월드비전’의 도움을 받던 우리나라는 이제 빈민국가를 지원하는 나라가 됐다. 1990년대 경제개발 붐에 따른 외국인 산업연수생제도의 도입과 국제결혼의 증가로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외국인 수는 급격히 증가했고 이제는 어디를 가도 외국인들을 만날 수 있다. 중소기업은 외국인 근로자가 아니면 공장 가동이 멈춰 설 형편이다.
최근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2014년 말 기준 외국인 출입국자 2천800만 명, 국내 체류 외국인수 180만 명을 기록했다. 국적별로는 중국인 75만 명, 베트남인 12만 명, 미국인 7만 명, 필리핀인이 4만 명, 태국인 4만 명 순이다. 연령별로는 경제활동 인구인 20-50대가 전체의 86%를 차지하며 국내 산업현장을 비롯한 전국 요소에서 각자의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외국인의 증가에 따라서 외국인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외국인 범죄 또한 부쩍 늘어나고 있는 현실에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럼 다문화시대의 경찰 치안활동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국제화 시대에 부합할 수 있는 경찰관들의 친 다문화적 가치관과 행동 요령이 준비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상당수의 외국인들은 국내법과 제도를 잘 몰라 범법자가 되거나 불이익을 받는 사례가 빈발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법무부와의 효율적인 시스템 공조로 불법 외국인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는 강력범죄는 기민하게 대응하되,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연계한 기초범죄예방을 위한 홍보 및 교육은 별도로 지속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외국인 범죄 발생 시 통역사 등 행정적서비스 부문에 있어서도 내국인과 동등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점도 지적하고 싶다. 다문화구성원들은 이주 후 일정 기간 혼란을 겪은 후에 안정화 단계에 이른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정서적 결핍이나 언어적 한계 등으로 사회문화적 불안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경찰이 현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앞장서서 다문화 사회구성원들의 사회 적응을 위해 노력해야 하겠다.
‘다문화 시대는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 가 될 것이 분명하다. 우리는 더 나은 글로벌 시대를 위해 바람직한 다문화 사회를 정착하는 데 힘쓰고 함께 지혜를 모으지 않으면 안 된다. 영화 ‘국제시장’은 ‘우리도 한 때 외국인 노동자였다’는 것을 상기시켜 준 바 있다. 바람직한 다문화 사회는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주변 외국인에 대한 우리의 작은 관심과 배려가 있을 때 가능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