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미범죄심사위원회’ 제도는 법집행의 디딤돌 이상봉 |
| 2015년 05월 13일(수) 20: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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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여왕이라 불리는 5월이다.
어버이날, 어린이날, 부부의 날, 가정의 날, 스승의 날 등 가정적인 행사가 유난히 많고 쉬는 날도 많다. 자연스레 소중하고 사랑스런 자녀들과 놀이공원을 찾아 신나는 시간을 갖거나, 모처럼 부모님을 모시고 정겨운 나들이를 통해 가족간의 유대감과 마음의 풍요를 누린다. 하지만 5월이 가정의 달에 걸맞게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과 여행이 되어야 함에도 사소한 것 때문에 가족나들이를 망치고 아이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줘 기억하고 싶지 않은 날로 남기도 한다.
얼마 전 시내 쇼핑건물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 어린이가 실내놀이터에서 미끄럼틀 위로 올라가다 내려오는 다른 어린이와 부딪쳤지만 다치지는 않았다. 이 광경을 본 부모가 “다칠 수 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 될 수 있다”며 역주행하는 아이에게 나무라자 상대방 부모가 “무얼 얼마나 잘못했길래 왜 남의 자식에게 꾸중하냐” 면서 다투다 어른의 싸움으로 비화되고 말았다.
사고능력이나 위험판단능력이 부족한 어린이에게 흔히 있는 일이다. 심한 말다툼에 끝에 멱살을 잡고 폭행을 하는 사태로까지 번지게 돼 경찰에 신고를 하고 형사처벌을 원해 형사입건되는 상황으로 치닫게 되었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놀이가 어른들의 싸움으로 번지는 볼성사나운 일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놀고 있던 아이들은 어른들의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 무엇을 느끼고 배웠을까?
치열하고 각박하게 살아가는 요즘,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따뜻한 사회가 아쉽다. 사소한 감정이 발단이 돼 급기야 법에 호소하는 현실이 씁쓸하게만 다가온다. 경찰이나 검찰에 가서 조사를 받고 법정에서 재판을 받는 과정은 시간을 뺏기고 경제적인 것은 물론, 심리적 부담으로 시달린다는 것은 당사자가 되어 본 사람은 누구나 느끼는 바다. 그러기에 “웬만하면 송사를 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법이란 불가피할 때 쓰는 최후의 수단이 아닌가 싶다.
경찰에서는 경미한 범죄에 대해서는 과거 관행에서 탈피해 형사입건을 하지 않고 즉심이나 훈방권을 확대해 전과자를 양산하는 것을 막고 한번의 실수가 평생의 짐이 되지 않도록 경찰의 권한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고 있다. 특히 미성년자가 범죄를 저지를 경우 장래를 생각하면 감경처분은 절실하다. 이를 위해서 올해 3월부터 10월말까지 전국 시·도별로 1개 경찰서를 선정 ‘경미범죄심사위원회’를 시범적으로 설치해 운용하고 있다. 경찰서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경찰위원 2명과 시민위원 2명, 간사1명으로 위원회를 구성, 경미한 절도나 사소한 폭행 등에 대해서는 ‘경미범죄심사위원회’에서 피해의 경미성, 피해자의 처벌의사, 범행동기, 범행수단, 연령, 경제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형사입건대상자에 대해 즉결심판이나 훈방으로, 즉결심판대상자는 훈방으로 감경 처분토록하고 있다. 물론 동네주폭이나 조직폭력, 공무집행방해, 상습법은 예외로 반드시 형사입건하는 대상이다.
향후 전국경찰에 확대 시행될 ‘경미범죄심사위원회’의 운영으로 경미범죄에 대한 무분별한 형사입건의 관행을 탈피하고 경미전과자 양산을 방지함으로써 국민에게 공감받는 법집행을 통해서 신뢰받는 경찰상을 확립하는 효과를 거두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