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둘로 갈라진 ‘오월’ 하늘도 울었다 제35주년 5·18기념식 2곳 개최…궂은 날씨 불구 3천여명 참석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 |
| 2015년 05월 18일(월) 20: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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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이 아닌 합창만으로 부를 것을 결정하자 행사위원회측과 유가족이 이에 반발해 정부 행사에 불참, 대동세상을 외쳤던 오월 영령의 염원이 35년이 흘러서도 여전히 묵살당했다.
정부와 오월단체가 각자 개최한 행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과 관련 정치권과 오월단체, 시민 등 대다수가 부른 이 노래를 정부 인사만 거부했기 때문이다.
5·18 민주화운동 35주년 기념식이 18일 오전 10시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렸다.
‘5·18 정신으로 갈등과 분열 넘어 미래로 통일로’를 주제로 한 이날 기념식에는 국무총리 직무대행인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비롯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시민, 학생 등 2천여명이 참석했다. 비가 세차게 내린 궂은 날씨에도 참석자들은 오월 영령들의 넋을 기렸다. 행사는 개식, 국민의례, 헌화 및 분향, 경과보고, 기념사, 기념공연, 폐식 순서로 진행됐다. 기념공연은 ‘임을 위한 행진곡’과 ‘5월의 노래’를 성악가와 오케스트라합창단이 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춰 노래했다.
기념곡 지정 논란을 불러일으킨 ‘임을 위한 행진곡’은 공식 식순에서 제창이 아닌 합창단에 의한 합창 형태로 불렸다. 1997년 5·18이 정부기념일로 제정된 이후 지난 2008년까지는 본 행사에서 제창됐으나 지난 2009년부터 합창단이 부르는 합창 형태로 불리고 있다.
이날 김무성 대표와 문재인 대표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자리에서 일어나 손에 쥐고 있던 태극기를 흔들며 따라 불렀다. 특히 정의화 국회의장 등 대다수 참석자들이 노래를 불렀지만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박승춘 보훈처장은 따라 부르지 않았다.
최경환 부총리는 기념사를 통해 “빛고을 광주에서 뜨겁게 타오른 5·18은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의 이정표를 세우고 국가 발전의 새 원동력이 됐다”며 “민주, 정의, 인권의 5·18 정신은 대한민국 미래를 밝히는 등불로 가슴 속에 영원히 살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념식 행사에서 기념사를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아닌 총리 대행이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2008년까지 5·18 단체가, 2009년부터 광주지방보훈청장이 한 경과보고도 처음으로 최정길 5·18 묘지관리소장이 했다.
같은 시각에 옛 도청에서 열린 5·18기념행사위 주관 기념식에서는 오월 3단체 관계자를 비롯해 안철수·김한길·주승용·강기정·천정배 국회의원, 세월호 유가족, 시민 등 1천여명이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기념식은 헌화 및 분향, 5·18민중항쟁 경과보고, 기념사, 기념공연, 연대사, 결의발언,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으로 진행됐다.
김정길 5·18기념행사위 상임위원장은 “오월 영령이 잠든 망월묘역을 뒤로 하고 정부 주관 기념식을 불참한 일은 정부 당국에 의해 오월 정신이 찢기고 시민의 염원이 외면당하는 현실을 방관할 수 없어서였다”면서 “오월 영령과 애국시민의 노력을 받들어 민주·인권·평화의 대동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5·18을 기억하고, 기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에는 이 곡의 작곡가인 김종률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을 비롯해 관계자들이 무대에 올라 참석자들과 팔을 힘껏 흔들며 불렀다. 내빈석에 있던 오월어머니집 회원들은 이 노래를 부르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기념식이 끝난 후 오전 11시30분께 민주의 종각에서 ‘민주의 종’ 타종식이 열렸다. 이 행사에는 5·18민주묘지에서 기념식을 마치고 온 정의화 국회의장,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윤장현 시장, 이낙연 전남도지사, 권영진 대구시장 등이 동참했다.
‘민주의 종’ 타종은 2개조로 나눠 총 33회(1조 17회, 2조 16회)에 걸쳐 이뤄졌다.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