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 위한 행진곡’ 더 이상 모독하지 마라

2015년 05월 20일(수) 20:39

정부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거부 논리가 황당한 궤변으로 드러났다.

새누리당 소속 하태경 의원은 19일 국가보훈처의 ‘임을 위한 행진곡’ 거부와 관련 “박승춘 보훈처장이 일간베스트(보수성향 인터넷 사이트. 이하 일베)사이트에서만 등장하는 종북괴담을 수용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박승춘 보훈처장의 경질을 거듭 촉구했다.

보훈처의 주장은 “‘임을 위한 행진곡’은 북한이 제작한 5·18영화 ‘님을 위한 교향시’에 사용됐고, 여기서 나오는 임은 김일성이다”며 5·18 기념곡으로 지정해서는 안된다는 논리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하 의원은 “보훈처 주장은 일베에서만 등장하는 것으로, 북한에서 만든 이 영화를 직접 봤는데 5·18이 수령의 지도가 없어 실패했다는 내용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의 임은 김일성이 될 수가 없다”고 밝혔다.

또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2년에 만들어졌고, 북한 영화 ‘임을 위한 교향시’는 10년 뒤 1991년에 만들어져 그 때 배경 음악으로 사용한 것으로 두고 친북·종북의 선전수단으로 비하하는 것은 아무리 억지로 꿰어 맞춘다하더라도 무리다. 이는 아리랑이 북한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니 종북·친북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

하 의원에 따르면 ‘임을 위한 교향시’ 영화에는 ‘임을 위한 행진곡’ 가사도 안 나오고 곡만 경음악으로 느리게 배경음악으로 사용됐다. 또 하 의원 자신이 북한 탈북자들한테 확인해보니 1998년 무렵에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학생이나 주민들이 불렀는데 반체제를 강화하는 곡이라며 북한이 사실상 금지시킨 노래라고 밝혔다.

보훈처가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임을 위한 행진곡’ 지정을 거부했다면 직무 유기고, 알고도 기념곡 지정을 의도적으로 방해한 것이라면 온 국민을 상대로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사기극을 벌인 셈이다.

하 의원은 이어 ‘임 행진곡’ 가사 중에 나오는 ‘새날이 올 때까지’의 ‘새 날’을 보훈처가 적화통일로 해석하고 있다면서, 그렇다면 처음부터 아예 부르지 못하게 하든지, 합창은 되고 제창은 안된다는 논리는 무슨 궤변인지 알 수 가 없다고 말했다. 이는 ‘임 행진곡’을 부르는 모든 사람을 북을 추종하는 친북·종북으로 몰아가려는 어처구니없는 중상모략으로 국민을 모독하고 민주주의를 모독하는 행위로 밖에 볼 수 없다. 보훈처의 황당무계한 논리는 일베의 내용을 그대로 수용한 것으로 더 이상 역사를 퇴행시키는 행위를 즉각 중지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