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범죄 근절대책 마련해야

2015년 05월 20일(수) 20:39

오는 25일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사찰을 대상으로 하는 도둑들의 극성이 보통이 아니라는 소식이다. 관리 인력이 부족한 소규모 사찰로서는 비상이 걸렸지만 뾰족한 방법을 찾기가 힘들다 한다. 비근하게는 사찰의 불전함을 수십 차례나 털어간 도둑이 있는가 하면, 사찰에 보관된 각종 문화재를 훔쳐가는 전문적인 절도범들도 있다. 불교 사찰 범죄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5일에는 전국에 있는 사찰을 돌며 28차례나 불전함을 털어 모두 510만 원을 챙긴 범인이 경찰에 검거됐다. 지난달에는 사찰 사무실에서 1천2백만원을 훔친 40대 남성이 검거되기도 했다. 또 지난 1월 경남 통영에서는 불전함을 통째로 들고 간 10대 2명이 붙잡히기도 했다. 그래도 불전함을 털어간 도둑은 생계형이라 할 수가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사찰의 문화재 털이범이다. 도난당한 중요한 사찰 문화재는 그 수가 너무 많아 열거를 할 수가 없을 정도이다. 문화재청이 ‘도난 문화재 정보’를, 조계종은 ‘불교문화재 도난백서’를 출간할 정도이다. 도난뿐만 아니라 훼손되는 불교 문화재도 많다.

사찰이 절도범죄에 취약한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사찰은 종교시설이다 보니 외부인의 출입을 일일이 통제하기가 어렵다. 또 상당수의 사찰에서는 CCTV를 다는 등 보안장치를 설치하지만 소규모 사찰로서는 그 비용을 감당하기가 힘든 경우가 많다 한다. 나아가 본사와 멀리 떨어져 승려들이 기거하지 않는 암자 등에서는 사찰범죄를 막을 길이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다. 문화재 절도, 손괴 등 사찰 문화재 범죄는 특히 문제가 심각하다. 사찰에서 도난당한 문화재들은 불법적으로 유통되는 과정에서 도난품임을 숨기려고 고의로 훼손되는 경우도 적잖다고 한다. 문화재에 대해서는 매매허가제를 도입해 거래된 문화재가 도난품으로 확인되면 매매를 무효화하도록 해야 한다. 문화재 범죄는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등 제도개선도 필요하다. 사찰을 포함해 모든 관련당국이 사찰범죄에 대한 근절대책을 세워야 할 때이다./이영재·광주동부경찰서 산수파출소 3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