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 앞둔 이낙연 지사 ‘뭘 내놓을까’ 도청 안팎 “이낙연표 ‘브랜드’ 약해” “‘정치인’ 이미지 보여줘야” 지적도 남은 임기 3년 방향타될 비전 기대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

2015년 05월 20일(수) 20:39

함평 수산봉 산림공원 방문 도민과의 대화를 위해 20일 함평군을 방문한 이낙연 전남지사가 안병호 함평군수의 안내로 수산봉 도시산림공원을 돌아보고 있다./전남도 제공

취임 1주년(7월1일)을 한달여 앞둔 이낙연 전남지사가 지난 1년간의 성과와 향후 비전으로 무엇을 내놓을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1주년을 맞아 내놓을 성과·비전이 남은 임기 3년의 방향타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지사는 지난해 10월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통해 ‘가고싶은 섬’과 ‘숲속의 전남’ 등 2대 브랜드 시책을 발표했다. 현재 ‘섬’과 ‘숲’은 민선 6기 이낙연호(號)를 대표하는 사업이다.

당시 기자회견 직전까지도 지사실을 중심으로 어떤 아이템을 ‘취임 100일용’으로 발표할 것인지 고심했다는 후문이다. 치밀한 전략과 준비를 통해 2대 브랜드 시책이 결정됐다고 보기 힘든 대목이다.

이후 준비 과정을 거치면서 ‘가고싶은 섬’과 ‘숲속의 전남’은 올해부터 구체화된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섬이나 숲은 기존 사업을 ‘재구성’한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낙연 지사만의 특화 브랜드로 보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사업의 결과물도 10-20년 후에나 확인할 수 있다.

또한 6·4지방선거 당시 최고 공약으로 평가받은 ‘100원 택시’는 높은 점수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지사의 잔여 임기를 끌고 가기엔 정치적 임팩트가 약하다는 게 중론이다.

핵심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는 일자리 창출이나 기업 유치 역시 대기업을 유치하지 못할 경우 그때, 그때 ‘단타’성 이벤트로 끝날 공산이 크다.

단체장 첫 임기 1년이 기반을 닦는 시기라고 하더라도 현 상황에서 도민들의 머리 속에 이낙연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아직 없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한편에선 ‘무난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이낙연표 브랜드’가 약해 전남도정이 차별화되지 않고 ‘평타’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이 지사가 지난 1년간 F1대회나 전남개발공사 문제, 인사 난맥상, 청렴도 등 박준영 전 전남지사 때의 ‘실정’을 ‘뒤처리’하느라 여력이 없었을 것이라는 웃지못할 이야기도 나온다.

그럼에도 일각에선 이 지사에 대해 ‘행정관료 같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한다. 완벽을 추구하고 꼼꼼한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사소한(?) 일에 여유를 찾지 못하고 일희일비하는 것은 지역을 대표하는 4선 국회의원 출신 정치인에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라는 것이다. 국회의원 시절처럼 선이 굵은 ‘정치’를 하라는 주문도 적지 않다.

취임 1주년은 4년 임기의 선거직 단체장에게는 매우 중요하다. 통상 2년차까지의 성과를 바탕으로 전환점을 돈 뒤 사실상 재선 행보에 들어가서다. 1년차는 기반 다지기, 2년차는 유권자에게 확고한 이미지를 심어주는 시기다.

이 때문에 이 지사 스스로 취임 1주년을 도청 안팎의 우려섞인 일부 비판적 시각을 불식할 전환점으로 삼는 계기로 만들지, 도백(道伯)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