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시민의식 골든타임 5분 놓쳤다 ● 광주시 소방안전본부 긴급상황 대비 훈련 동행 취재 남부소방서, 소방서-무등시장 6㎞ 5분 넘겨 9분여만에 도착 백운교차로 일부 끼어드는 얌체 운전자 시민 의식 아쉬워 주재홍 기자 jujae84@kjdaily.com

2015년 05월 20일(수) 20:41

광주 남부소방서는 20일 화재발생 ‘골든타임’ 사수를 위해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을 실시했다. 사진은 백운교차로에서 주변 차량 통제 후 훈련하는 모습.

“소방 출동로는 생명도로임을 명심하고 소방차 길 터주기를 생활화 합시다.”

광주시 소방안전본부는 20일 오후 2시 민방위 날 훈련을 맞아 ‘소방차 길 터주기’ 시민참여 훈련을 실시했다.

훈련 구간은 ▲동구 동부소방서-소태역 ▲서구 서부소방서-매월동농수산물도매시장 ▲남구 남부소방서-무등시장 ▲북구 북부소방서-서방시장 ▲광산구 광산소방서-신창동우체국 등 5곳으로 오후 2시부터 20분간 소방차 25대와 소방공무원 100여명이 동원됐다.

이번 훈련은 소방차의 현장도착 골든타임(5분 이내 도착) 확보를 위해 시민이 소방차 길 터주기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마련됐다.

본지 취재기자는 남구 남부소방서-무등시장간 훈련 루트 소방차에 탑승, 동행취재에 임했다.

오후 2시 광주 남부소방서. 소방차 3대, 구급차 1대의 차량에 나눠 탄 13명의 소방·구급인원은 출동 신호가 울리자 재빠르게 출발했다. 훈련 루트는 소방서-백운교차로-제일병원-무등시장이 종착지로 총 6㎞를 5분 내에 도착해야 한다.

출발 후 한산한 효덕교차로까지는 2분만에 주파했으나, 이후 총 20여개에 달하는 신호등과 8개의 횡단보도는 소방차의 발길을 더디게 해 목적지까지 9분여가 걸려 5분 이내에 도착은 실패했다.

특히 왕복 8차선임에도 불구하고 차량이 가장 혼잡한 지역인 백운 교차로에서는 소방차 방송과 경광봉 신호에도 끼어드는 얌체 운전자도 목격되곤 했다.

횡단보도에서는 소방차가 통과하기 전에 먼저 통과하려고 뛰는 보행자들도 속출했다.

골든타임을 사수하기 위한 소방관들의 노력에도 시민들의 참여의식은 뒤따르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더불어 교통통제 문제가 제기됐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신호등이나 횡단보도가 많은 구간에서 ‘골든타임’을 사수할 수 있도록 각 유관기관이 협력해 소방차 출동로를 보장해주고 있다. 교통제어 시스템의 유용성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예산과 기관 간 협력문제로 아직까지 유보하고 있어 대조를 이뤘다.

남부소방서는 이날 훈련 결과를 바탕으로 가장 혼잡한 지역을 선정해 신호등, 보행자, 불법주정차차량 등 출동 장애요인에 따른 장애요인 종류, 장애시간, 각 구간별 도착시간을 면밀히 측정해 추후 골든타임 확보 대책에 적극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광주 남부소방서 최한주(56)지휘팀장은 “2012년 처음 소방차 길 터 주기 법령이 지정됐지만 시민들은 아직도 어떻게 비켜야 하는지 당황하기 일쑤다”며 “하지만 운전자만 탓하기엔 갓길 공간확보가 되지 않아 운전자들의 참여가 힘들고 교통제어시스템도 미흡하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들의 의식 전환을 위한 홍보도 필요하지만 교통거점 제어시스템을 확고히 하기 위한 정부와 시·도의 각별한 관심과 예산 지원이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주재홍 기자 jujae84@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