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차 길 터주기 협조로 ‘골든타임’ 확보하자

2015년 05월 21일(목) 20:23

지난해 세월호 침몰 참사 이후 ‘골든타임’이란 용어가 회자된 적이 있었다. ‘골든타임’이란 병원에서 생과 사를 오가는 환자의 목숨을 다투는 시간을 뜻한다. 즉 응급환자를 살릴 수 있는 최소의 시간을 말한다. 그만큼 긴급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화재현장에도 골든타임이 존재한다. ‘소방 골든타임’이라 불리는데, 이는 소방차가 도착하는데 걸리는 최소 시간을 말한다. 여기서 제한된 시간은 5분이다.

화재현장에서 발생하는 사망사고의 80%는 연기로 인한 질식사로 나타났다. 화재는 발화 후 5분이 지나면 연소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피해가 급격히 증가해 진화에 어려움을 겪는다. 따라서 최소한 5분안에 소방차가 도착해 진화해야만 인명과 재산피해를 줄일 수 있다.

이처럼 분초를 다투는 사고라서 각 소방서에서는 자주 훈련을 실시한다. 광주시 소방본부도 지난 20일 광주도심 5개 구간에서 ‘소방차 길 터주기’ 시민참여 훈련을 실시했다. 이번 훈련은 소방차의 현장도착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시민이 소방차 길 터주기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현실을 달랐다. 신호등과 횡단보도, 얌체 운전자들의 끼어들기, 보행자들의 무관심 등으로 골든타임을 지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골든타임을 사수하기 위한 소방관들의 노력에도 시민들의 참여의식은 뒤따르지 않아 아쉬움을 남긴 것이다.

더불어 교통통제 문제가 제기됐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신호등이나 횡단보도가 많은 구간에서 ‘골든타임’을 사수할 수 있도록 각 유관기관이 협력해 소방차 출동로를 보장해주고 있다. 교통제어 시스템의 유용성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예산과 기관 간 협력문제로 아직까지 유보하고 있다.

훈련에 나선 소방관들은 안타까울 수 밖에 없다. 2012년 처음 소방차 길 터 주기 법령이 지정됐지만 시민들은 아직도 어떻게 비켜야 하는지 그 방법을 몰라 우왕좌왕 하기도 한다.

긴급상황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참여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 또한 이를 원활한 차량 운행을 위한 교통거점 제어시스템도 뒷받침돼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같은 제도와 시스템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행정당국의 꼼꼼한 점검과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