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기득권 내려놓기 없으면 혁신은 ‘공염불’

2015년 05월 25일(월) 20:26

새정치연합의 쇄신작업을 진행할 혁신위원회 위원장에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이 고민 끝에 수락함으로써 쇄신의 칼자루를 잡게 됐다.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김 전교육감은 민선 1, 2기 경기도 교육감으로 무상급식 실시와 혁신학교 확대 등 파격적인 개혁 행보로 진보 진영 교육계 내에서 ‘혁신의 대부’로 통해 온 인물이다. 이런 시각에서 제1야당의 환부에 과감히 메스를 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특히 독배나 다름없다는 새정치연합의 첨예한 계파갈등과 기득권 유지의 옹벽을 제거하는 혁신을 이뤄낼지 주목되고 있다.

김 전교육감은 24일 혁신위원장 수락연설에서 “새정치연합이 현재의 상황에서 벗어나 국민이 바라는 정당이 돼야 한다. 각계각층 모든 분들의 의견을 수렴해 미래지향적이고 대중적이고 민주적인 혁신안을 만들어 실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문대표도 혁신을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 혁신을 위해 필요한 모든 권한을 혁신위에 위임하겠다고 약속했다”며 혁신에 임하는 의지를 내비쳤다. 김 전교육감은 일단 당 내홍의 원인으로 지목된 계파주의 해소와 공천제도 혁신에 집중해 달라진 당의 모습을 보이는데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초계파 혁신기구’인 혁신위원회가 맡을 임무는 공천과 인사쇄신, 당무 혁신이지만, 핵심은 인적쇄신의 폭과 내용이다. 당내 기득권과의 혈전을 통해 이뤄내야 하는 결코 만만찮은 과제들이다. 과연 현역의원들의 저항을 뚫고 기득권에 과감히 철퇴를 가하는 고강도 쇄신의 칼을 휘두를 수 있을까 여전히 의구심을 거둘 수 없다. 결국 의지의 문제인데 과거 수차례 선거에서 패배한 뒤 ‘혁신위’가 구성됐다 성과 없이 사라진 사례가 얼마나 많은가. 이번에는 진정으로 문 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운명을 거는 각오로 혁신위 활동을 지원하지 않으면 혁신은 공염불로 끝날 것이다.

혁신위의 임무 가운데 핵심은 인적쇄신으로 현역의원들의 기득권 내려놓기가 그 첫 번째다. 혁신의 관건은 야당내부에서 현역의원 스스로가 혁신을 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 자신의 당선에 손해가 되면 반대는 물론 대선이나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는 정치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문 대표가 혁신의 전권을 부여한다고 약속했지만 집행기구인 최고위가 혁신안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혁신위는 허수아비로, 김 전교육감은 ‘얼굴 마담’에 그칠 것이다. 혁신의 키워드는 당 내부의 기득권 내려놓기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