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출입금지 표지판 ‘있으나 마나’ 전남대 운동장 설치 불구 강제 제재 규정 없어 용변 방치 등 주위 사람 배려 나 몰라라 ‘눈살’ /정겨울 수습기자 jwinter@kjdaily.com

2015년 05월 25일(월) 20:38

광주 북구 용봉동 전남대 대운동장 인근에 ‘애완견 출입금지’라는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운동하러 나왔는데 어찌된 게 강아지를 피해 다니느라 더 정신이 없네요.”

광주시 북구 용봉동 전남대 운동장에 애견 등 반려동물 출입금지 표지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출입을 제재할 강제 규정이 없어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이 때문에 낯선 사람을 보고 개들이 마구 짖거나 함께 나온 반려견이 아무 곳에나 용변을 봐도 주인이 치우지 않아 학생 및 학교를 찾은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25일 오후 1시께 전남대 대운동장. 이 곳은 운동을 즐기는 주민들로 가득 차 있다. 줄넘기를 하거나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는 사람들도 흔히 볼 수 있지만 조깅을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이 가운데 반려동물과 함께 산책을 나온 주민들도 쉽게 눈에 띈다. 문제는 대운동장 트랙 앞에 애완견 출입금지 표지판이 설치돼 있지만 이를 무시하고 반려동물이 자유자재로 출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광주 북구 용봉동 전남대 대운동장에서 시민들이 애완견과 함께 휴일을 즐기고 있다.

표지판에는 ‘애완견 출입금지’라는 내용과 이를 나타내는 그림만 있을 뿐, 단속을 시행하는 기관·부서나 구체적인 단속 시각 또한 명시돼 있지 않다. 이용객들에게 각성의 여지는 커녕, 관계 당국의 ‘보여주기식’ 표지판 설치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로 인해 반려동물 출입으로 발생하는 부수적인 문제들로 반려동물을 선호하지 않는 이들이 선의의 피해를 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행 경범죄 처벌법상 길, 공원, 그 밖에 여러 사람이 모이거나 다니는 곳에서 개 등 짐승을 끌고 와서 대변을 보게 하고 이를 치우지 아니한 사람은 노상방뇨 등의 혐의로 1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태료 형으로 처벌된다.

광주시에 따르면 반려동물 등록제로 등록된 광주시 내 반려견 수만 해도 지난해 말 기준 1천639두나 된다. 실제 반려동물 수 중 20-30%가 반려동물 등록제로 등록돼 있다는 발표에 따라, 등록되지 않은 수까지 합하면 총 8천500에서 9천두 정도 된다. 이는 30가구당 1마리꼴로, 갈수록 1인가구의 증가와 핵가족화, 고령화로 인해 반려견의 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운동을 나온 신안동 주민 김모(49)씨는 “가끔 식사 후 소화시키러 대운동장에 나오곤 한다”면서 “운동하러 나올 때마다 강아지 피하느라 정신이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애견과 함께 산책을 하고 있던 중흥동 주민 임모(24·여)씨는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할 공원이 근처에 마땅히 없다”며 “운동 나온 주민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강아지 목줄을 항시 착용, 배변봉투를 상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남대 관계자는 “강아지 대소변 처리를 하지 않아 적발된 시민의 사례가 있어도 사실상 법적인 처벌을 하기엔 어려움이 많다”면서 “근로 학생이 야간에 순찰을 하는 등 학교 측도 노력중이나 24시간 단속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정겨울 수습기자 jwinte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