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로에 반려동물 동반하지 말아야

2015년 05월 26일(화) 20:34

날씨가 더워지면서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이 부쩍 눈에 띄게 늘었다. 하지만 문제는 산책로에 애견 등 반려동물 출입금지 표지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출입을 제재할 강제 규정이 없어 전혀 지켜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반려견은 낯선 사람을 보고 마구 짖어대거나 아무 곳에서나 용변을 봐도 주인이 치우지 않아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공원과 학교 등 대다수 산책로에는 반려동물의 출입을 금지하는 표지판이나 현수막이 부착돼 있지만 시민의 의식은 여기에 못 미친다. 목줄을 매지 않고 돌아다니는 개들도 흔하게 눈에 띌 뿐 아니라 일부는 아무 데나 대소변을 보고 다녀도 개주인은 그냥 두고 간다. 무심코 잔디밭에 들어서노라면 즐비하게 흩어져있는 배설물들로 인상을 찌푸리게 한다.

경범죄 처벌법에 따르면 길, 공원, 그 밖에 여러 사람이 모이거나 다니는 곳에서 개 등 짐승을 끌고 와서 대변을 보게 하고 이를 치우지 아니한 사람은 노상방뇨 등의 혐의로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 형의 처벌을 받게 된다. 갈수록 반려동물이 늘어나는 추세임을 감안할 때 대책이 요구된다.

본보에 따르면 반려동물 등록제로 등록된 반려견 수만 해도 2014년 말 기준 1천639마리나 된다. 실제 반려동물 수 중 20-30%가 반려동물 등록제로 등록돼 있다. 등록되지 않은 수까지 합하면 총 8천500에서 9천마리 정도로 추산된다. 이는 30가구당 1마리 꼴로, 갈수록 1인가구의 증가와 핵가족화, 고령화로 인해 반려견의 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개에게 쏟는 사랑만큼 타인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

공중질서는 시민 모두가 지켜야 하는 공통 의무인 만큼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나의 잘못된 행위로 남에게 피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 아무 데나 변을 보고 이를 치우지 않는다면 개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혐오증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선진 시민 의식은 내가 행동하기에 앞서 남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데서 시작된다. ‘2015 광주 세계유니버시아드대회’가 불과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부터라도 성숙한 선진 시민의식을 염두에 두고 스스로 실천할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