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은 부실 건물만…亞! 문화전당 특별법 통과 3개월…조직 미비·콘텐츠 부족 여전 광주·한국·아시아 상징 차별화 킬러콘텐츠도 없어 인력수급도 애로 9월4일 정식 오픈 반쪽개관 우려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

2015년 05월 26일(화) 20:50

겉모습은 갖췄는데… 오는 9월 공식개관을 앞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콘텐츠 부족으로 일부 시설만 부분 개관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광주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일원에 건설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김애리 기자 kki@kjdaily.com

단군 이래 최대 문화사업이라 불리는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전당)의 반쪽 부실 개관이 현실화될 조짐이다. 3개월 전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 국회 통과로 지역이 안도의 기쁨을 누린 것도 잠시, 아직 전당 운영조직 구성조차 되지 않은데다가 볼거리인 콘텐츠 구성도 여전히 준비 중이어서 ‘거대한 건물만 덩그러니’ 놓인 형국이다.

26일 문화체육관광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에 따르면 광주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부지에 건립된 전당의 정식 개관을 오는 9월4일로 삼고, 개관 기념 축제 등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개관 100일을 앞두고 있는 셈이다. 추진단 측은 공식개관에 앞서 7월 열릴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개막식 때 일부 시설도 개방할 예정이다.

하지만 개관이 코앞인데도 정작 중요한 운영조직 구성이 미뤄지고 있는데다 전당을 채울 콘텐츠 계획도 미비해 부실 개관이 불을 보듯 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전당을 국가기관화하고 정부 재정지원 의무화를 명시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된 이후 3개월이 다 돼가도록 여전히 새로운 전당 운영조직은 꾸려지지 않고 있다.

또 전당을 채울 콘텐츠 개발·제작 업무를 맡아온 아시아문화개발원이 개정안 통과 후 해산을 선언했지만, 그 뒤를 이어 업무를 위탁 추진할 아시아문화원의 설립조차 진행하지 못한 채 멈춰 있다. 인력을 몇 명까지 국가 공무원 소속으로 할지 등 인력이나 조직 구성을 놓고 행정자치부와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력 수급에 애로를 겪으면서 전당 콘텐츠 준비를 위한 프로젝트 인력은 대부분이 계약직으로 구성돼 있는 형편이다. 게다가 160여명에 달하는 기간제근로자들은 현재 한달이나 두달 등 각각 계약기간을 임시 연장해 일하고 있는 실정이다. 개관 콘텐츠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장기프로젝트를 실행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인 셈이다. 특히 16만㎡에 달하는 거대한 공간을 제대로 채울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전당 내 콘텐츠 생산을 맡은 핵심시설인 문화창조원이 지난달 ‘개관 콘텐츠 시민설명회’를 열었지만 외국사례 예시를 쏟아내 ‘준비 안된’ 모습만 드러냈다는 지적을 받았다. 전당 개관전으로 료이치 구로와카, 료지 이케다 등 해외 작가와 국내 작가들이 참여하는 ‘ACT(Art&Creative Technology)페스티벌’ 등을 열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콘텐츠는 여전히 준비 중이다. 광주를 비롯한 남도나 한국, 더 나아가 아시아를 상징할 만한 차별화된 킬러콘텐츠가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는 여기에서 비롯되고 있다. 심지어 전당 내 5개원 중 하나인 민주평화교류원은 아직도 리모델링 중이어서 전당의 일부 시설 부분 개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 측은 “9월 전당의 문을 일단 개관한 뒤 공간의 상징성이나 콘텐츠의 차별성, 그리고 정체성 확보 등의 문제는 점차 해결해야 할 장기과제라고 본다”며 “지금은 전당을 대표할 전당장 선임과 전당 운영조직 구성에 중점을 두고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