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국립亞문화전당 반쪽 부실 개관이라니…

2015년 05월 27일(수) 20:21

오는 9월 4일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있는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전당)이 아직도 운영조직과 콘텐츠 부족으로 반쪽 개관이 현실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단군이래 최대 문화사업이라 불리는 국책사업이 첫 단추부터 삐걱거리는 모습이라니 향후 운영 등을 고려할 때 불안하기 그지없다. 도대체 어떻게 일을 진행했기에 이런 일이 발생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게다가 전당 개관 콘텐츠 기획과 제작 등의 업무를 담당할 아시아문화개발원장이 최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되면서 또 다른 악재가 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문제는 27일로 개관 100일을 남겨둔 시점에서 운영을 맡을 정부의 전담조직이 구성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직 구성의 근거가 되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 일부 개정법률’(특별법)이 지난 3월 통과된 지 2개월이나 지났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이 100여명의 인원 배정을 행정자치부에 요청했지만 묵묵부답인 것으로 알려져 답답하기만 하다. 한창 개관준비에 분주해야 할 시기에 조직 구성의 첫걸음도 떼지 못하는 상황은 문광부의 의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또 전당을 채울 콘텐츠 개발·제작을 맡고 있는 특수목적법인 아시아문화개발원은 특별법이 통과된 후 해산을 선언한 상태로 사실상 업무가 공백상태다. 정부의 전담 조직이 꾸려지면 업무의 일부를 위탁받아 추진해야 하는데 설립 진행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더욱이 조직 구성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고용승계에 대한 구체적인 방침이나 규정 등이 없어 300여명의 직원이 신분불안으로 업무에 전념하지 못하고 있어 개관 차질은 불가피해 보인다. 또 콘텐츠 구축에 있어 현재 순조롭게 진행되는 공간은 전당 5개원 가운데 아시아예술극장 뿐으로 부실은 이미 예고된 상황이다.

현재 전당 콘텐츠 준비를 하고 있는 프로젝트 인력은 계약직이 대부분으로 이들이 애정을 가지고 장기 프로젝트를 수행하기에는 애초부터 역부족이다. 임시직으로 자리가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누가 열심히 일하겠는가, 불을 보듯 명백하다. 지난달 열린 콘텐츠 시민 설명회는 외국사례 예시만 쏟아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전당의 상징인 아시아 문화의 차별화된 킬러콘텐츠는 무엇으로 보여줄 것인지 불안하기만 하다. 정부는 더 이상 미온적인 태도를 버리고 전담조직 구성과 콘텐츠 구축에 모든 행정력을 모으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