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건강식품에 소비자만 ‘피멍’ 든다

2015년 05월 28일(목) 20:37

가짜 백수오 파장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관심이 뜨거운 건강과 관련된 사안이라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백수오 제품은 물론이고 이제는 건강식품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백화점 등 건강식품 매장에서 백수오와 관련된 제품이 모두 철수된 가운데 건강식품 전체의 매출마저 하락곡선을 긋고 있다.

백수오 제품은 여성 갱년기 장애 개선과 면역력 강화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장년 여성들을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판매됐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백수오를 사용한 40개 건강기능식품·일반식품 등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1990년대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도입된 외래종인 우엽우피소는 백수오와는 전혀 다른 종인데, 생김새가 비슷하고 생산성이 높다는 점을 악용해 시중에서 판매되는 대다수의 제품들에서 혼합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백수오와 우엽우피소는 외관상 색깔만 약간 다를 뿐 생김새가 아주 흡사해 일반인들은 거의 구별하지 못한다고 한다. 심지어 섞어 놓거나 분말로 제조할 경우 전문가들도 구별을 못한다는 것이다.

특히 우려되는 부분은 이엽우피소가 외국 사례들을 볼 때 독성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복통과 경련을 유발할 수도 있어 식품으로 사용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연구 논문들이 다수 발표됐다는 점이다.

항상 가짜 먹거리 파동이 일어날 때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소비자들이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이용한 제품이 가짜였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는다. 또한 상당수는 ‘진짜 백수오 제품을 이용했다고 하더라도 앞으로는 다른 건강식품도 먹지 않겠다’는 반응마저 나오고 있다.

실제 시중에는 가짜 백수오 파동과 함께 건강기능식품 전체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면서 홍삼이나 비타민 등 다른 건강식품들의 판매도 급감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건강해지려고 먹었던 비싼 건강기능식품이 오히려 건강을 해쳤다면 참 안타까운 일이다.

그리고 그 피해자가 엉뚱한 소비자들이라는게 더욱 문제다. 뒤늦게 식약처가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의 인정부터 제조·유통·사후 관리까지 전 단계에 대한 개선안을 마련한다고 밝혔지만 이미 각종 피해를 겪은 소비자들에겐 사후약방문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