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산 방지에 총력 나서야

2015년 05월 31일(일) 19:17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확산이 예사롭지 않다. 보건당국의 초기대응 실패로 국내에서 열흘 만에 환자수가 두자릿수를 기록할 정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감염 환자도 중동을 다녀 온 사람과 이를 치료한 의료진은 물론 장병 등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초기 통제가 허술해 관리에서 벗어난 환자가 병원 내 혹은 병원 밖에서 적지 않은 사람들과 밀접 접촉해 환자가 늘었다. 여기에 감염된 상태에서 중국으로 출장을 간 40대는 현지에서 확진판정을 받아 격리 조치되기도 했다.

한마디로 보건당국의 안일한 대처가 확산의 한 요인이 된 셈이다.

문제는 이번주다. 이번주는 국내 최초 감염자가 격리된 뒤 최대 잠복기인 2주가 되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의 예상대로라면 이 시기가 지나면 환자수 증가세가 한풀 꺾일 수도 있다. 그러나 보건당국의 통제를 벗어난 사례도 있는 만큼 3차 감염자가 발생한다면 확산세는 오히려 커질 수도 있다.

급기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31일 대국민 사과와 함께 3차 감염을 통한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전 국가적인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문 장관은 “대한감염학회 등으로 구성된 민관합동 대책반을 출범해 총력적인 방역 태세를 구축하겠다”며 “대책반을 상시 가동해 감염 원인과 전파 방식을 철저히 파악하겠다”고 강조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더 철저한 대책을 세워 추진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의 대책이 실효를 거두려면 국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수적이다. 치사율이 40% 수준이어서 ‘중동 사스(SARS)’로 불리는 메르스는 특화된 치료제도 없다고 한다. 따라서 초기 대처와 개인적인 위생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실제 우리나라와 달리 중동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의 메르스 감염 건수는 영국 4건(3명 사망), 독일 3건(1명 사망) 등으로 많아야 3-4명에 그쳤다. 이들 나라에서는 메르스 환자가 발생할 경우 보건당국을 중심으로 재빠른 초기대응으로 확산을 막았다. 우리와는 너무 대조적이다.

국내에서도 메르스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보건당국은 물론 국민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할 중요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