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 미네랄 덩어리’ 전남産, 세계 최고 품질 자랑 전남 천일염 세계 명품으로 <2>천일염으로 10조 ‘백색의 황금’ 가공 슬로시티·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보유한 천혜조건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 ‘피폭 부작용 예방’ 인기 급부상 전국 지자체 “천일염 잡아라”…전북, 육성조례도 마련 박연오 기자 yopark@kjdaily.com

2015년 06월 01일(월) 20:31

슬로시티·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서남해안 갯벌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은 세계명품 소금과 견줘 전혀 손색이 없는 것으로 평가돼 전남 천일염 산업의 미래를 밝게 하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국산 천일염은 프랑스 등 양질의 갯벌을 가진 나라에서만 생산되는 소금과 마찬가지로 희소성과 부가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천일염 주산지인 전남 서남해안은 생태환경이 뛰어나 슬로시티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등을 가지고 있어 세계적인 명품 산업으로 육성하는 데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버려진 땅에서 한낱 광물덩어리로 취급받던 천일염이 지역 소득 증대를 이끄는 자원으로 떠오르며 전국의 지자체들도 천일염 수익 증대에 몰두하는 형국이다. 전북의 경우 며칠 전 전북도의회가 지역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의 체계적인 지원과 육성을 통해 천일염 산업의 활성화와 지역 경제 발전을 도모코자 ‘천일염산업 육성 조례안’을 만들 정도다.
특히 일본 원전사고로 방사능 피폭에 예방 효과가 있다는 소문으로 천일염의 가치가 상승하면서 국산 천일염을 확보하려는 경향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전국의 지자체들이 천일염의 이미지를 한 차원 더 높이고, 브랜드 고급화를 통해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코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백색의 황금’ 기능성 가공시장 연간 10조

소금 결정체

전남도는 친환경 천일염의 소비 촉진과 수출 증대를 위해 원염을 가공해 고품질 제품으로 만드는 연구개발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도는 지난해부터 7년 동안 70억원을 목포대 천일염연구센터에 지원해 부가가치가 높은 기능성 소금의 생산 기술을 확립하기로 했다. 이 연구로 천일염을 활용해 죽염이나 요오드염 등을 대량으로 생산하면 염업어가 1천200곳과 가공 공장 35곳의 소득이 증대될 전망이다.

전남도는 천일염 기능성 가공 판매 목표를 연간 10조원으로 계획하고 추진 중이다. 한해 식용소금 소비량 100만t 중 절반을 수입염이 차지하고 30%는 천일염, 20%는 정제염이 쓰인다. 수출 대체와 품질 향상으로 천일염을 ‘백색의 황금’으로 만드는 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도는 100t 수준이던 죽염 생산량을 2-3년 안에 10만t으로 늘려 생산단가를 줄일 경우 한해 10조원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여파로 국내에서도 요오드 성분이 함유된 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요오드성분이 함유된 소금을 섭취하면 방사선 피폭에 의한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다는 소문이 이어지면서 천일염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원전사고 이후 각 지역 마트의 소금판매량은 30-40% 증가했으며 백화점 등지에서는 한국과 프랑스산 천일염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천일염 중에서도 천연 개펄로 염전 바닥을 다져 전통 방식으로 생산하는 토판천일염에 대한 인기가 높다.

해남 세광염전에서 생산되는 토판염의 경우 원전 사태 이후 매출이 20배 이상 늘었다. 토판염전은 생산방식이 까다로워 국내 전체 염전의 1%에 불과해 ‘명품소금’으로 불리고 있다.

◇왜 천일염은 서남해 전남産인가

●세계 주요 천일염 비교 (단위: ㎎/㎏·염화나트륨=%) <자료: 전남보건환경연구원>

전남산 천일염의 우수성은 맛, 생산환경(갯벌), 복합미네랄 덩어리로 대표되고 있다. 명품으로 통하는 프랑스의 게랑드 소금도 맛으로 승부해 명성을 얻었다.

또 외국산에 비해 비만의 주범인 염화나트륨 함량이 낮은 반면, 몸에 좋은 칼륨·마그네슘 함량이 높아 혈압을 낮추고 당뇨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발효를 주도하는 미생물이 꼭 필요로 하는 요소로, 생명이 살아 숨쉬는 갯벌에서 소금을 만드는 나라는 거의 없다. 전남산 천일염의 경우, 양질의 갯벌에서 생산되는 만큼 희소성과 부가가치도 뛰어나다.

천일염은 사람에게 필요한 미네랄을 적절한 조합비로 함유하고 있다. 특히 전남산 천일염은 매우 우수하다. 양질의 갯벌을 기반으로 서남해안 청정해역의 바닷물을 끌여들여 햇볕과 바람을 이용해 자연적으로 생산하기 때문에 염화나트륨의 순도가 80-85%정도로 낮다. 우리 몸에 이로운 각종 미네랄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현대인의 미네랄 공급원으로 손색이 없다.

독일 킬대학 피부병리과는사해의 깊은 바닷물에서 염화 마그네슘이 풍부한 소금을 추출했다. 소금 목욕을 통해 아토피 질환에 효과를 보이는지를 임상했다.

건조한 아토피 피부를 갖는 임상 지원자들에세 한 쪽 팔뚝은 5%의 소금을 탄 물에 다른 한 쪽 팔은 일반 수돗물에 15분간 담그게 했다. 이러한 임상은 소금욕이 피부 장벽 기능을 향상 시킴 수분을 공급하고 피부 거칠음과 염증을 완화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전남産 천일염 어떻게 생산되나

얕은 수심에 조수간만의 차가 큰 바다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은 많은 바닷물이 한번에 밀려왔다가 나가는 반복 속에서 최상급의 품질을 유지한다. 전 세계적으로 천일염이 유명한 지역은 호주와 미국, 지중해연안과 한국이 있다.

전남도에 따르면 전남지역 염전 허가면적 3천826㏊로 현재 3천367㏊가 가동 중이다. 업체로는 1천130곳에 달한다. 천일염 생산량만 지난해 기준 26만9천383t, 생산액 712억원으로 전국(850억원)의 84%를 점유하고 있다.

천일염은 크게 9단계를 거처 만들어진다. 만조시 염전의 저수지에 바닷물을 가득 채워 놓고 이를 증발지에 보내 1차 증류작업을 거친다. 어느 정도 수준의 증발이 이뤄지면 2증발지를 거쳐 한층 짠 맛의 바닷물을 결정지라는 곳으로 보내진다. 이어 소금 채염이라는 단계가 시작된다. 우리가 흔히 염전하면 떠오르는 풍경이다.

즉 천일염을 만드는데 많은 과정을 필요로 한다. ▲바닷물을 저수지에 저장→▲저수지의 물을 제1증발지로 송수→▲염도 8도까지 높인후(함수화) 제2증발지로 송수→▲염도 15도까지 높은 후 해주에 저장→▲해주 함수 경정지로 송수 염도 25도까지 상승→▲소금 결정 생성시 수집→▲채염된 소금 소금창고로 운반→▲보관된 소금 15일가량 자연탈수→▲출고 등의 과정을 거친다.

◇전국 지자체마다 천일염 열풍

충남 태안군의 대표 특산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천일염도 지난달 말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갔다.

충남 전체 천일염전 면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태안군에는 총 45개소 527ha의 염전에서 천일염을 생산하고 있다. 태안군은 지난 2013년 ‘소금 명품화 사업단’을 발족, 브랜드를 만들고 세계적인 소금에 뒤지지 않는 명품으로 육성 중이다.

전북은 현재 남아있는 도내 천일염 산업의 부활을 꾀하기 위해 지난달 ‘천일염산업 육성 조례안’을 만들었다.

조례는 천일염 산업 육성을 위한 도지사와 천일염 생산자의 책무, 천일염 산업 발전을 위한 육성계획 수립을 의무화하고 있다. 또 천일염산업에 관한 주요 사항 등을 심의·조정하기 위한 추진위원회 설치에 관한 사항, 천일염산업 발전을 위한 각종 지원과 소비촉진 등에 관한 사항을 담았다./박연오 기자 yopark@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