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남고속철 2단계 노선 확정 ‘하세월’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 |
| 2015년 06월 01일(월) 20:37 |
호남고속철도 2단계(광주 송정-목포) 노선 확정이 하세월이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12월 기획재정부에 나주역·무안국제공항 동시경유안 재협의를 요청한 지 6개월 째 아무런 진전이 없다. 전남도가 국토교통부에 동시경유안을 제시한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벌써 9개월 째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4월초 1단계 개통식에서 “지역 의견 등을 고려해 (2단계 노선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무부처 장관에게 지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돈줄’을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는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노선 확정 지연으로 이미 지난해 예산 400억원이 불용 처리된 상황에서 올해 예산 600억원까지 또 다시 불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 전남도가 기재부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이낙연 전남지사는 유럽 출장 직후인 지난달 15일 서울에서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나주역·무안공항 동시 경유)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은 지난달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나주역과 무안공항 동시 경유 노선 조기 확정을 요구하는 지역 여론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무진에서도 위광환 건설방재국장이 지난달 19일 국토교통부 철도국장을 면담을 갖고 ‘일단 2단계 사업을 해야 한다’며 양측의 나주·무안공항 동시경유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4월1일 호남고속철도 1단계 개통식이 끝난 뒤 빛가람혁신도시 한전을 방문한 자리에서 2단계 노선과 관련, ‘지역의 의견과 승객의 수요같은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곧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유일호 국토부장관에게 지시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의 언급 이후인 지난 4월21일 전남도는 “기획재정부가 늦어도 6월 말까지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 계획을 확정해야 실시설계를 거쳐 2017년 착공, 2020년 말까지 완공할 수 있다”며 노선 조기 확정·착공을 촉구했었다.
그러나 기재부는 아직까지 요지부동이다.
전남도와 국토교통부는 2단계 노선으로 나주역·무안공항 동시 경유 방안(총연장 77.6㎞, 기존 호남선 33.7㎞ 활용, 43.9㎞ 신선 건설·사업비 2조4천731억원)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달리 기재부는 광주에서 목포까지 기존 호남선(66.8㎞)을 활용하고 무안공항은 함평에서 지선으로 연결하는 방안(총사업비 1조3천427억원)을 고집하고 있다.
문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관련 예산이 불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해 예산 400억원이 불용처리됐고 노선 확정이 계속 지연될 경우 올해 예산 600억원도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지난 4월 호남고속철도 1단계 개통 이후 이용객 증가율이 38%로 국토부가 사업계획 수립시 예측했던 것보다 크게 늘었다”며 “무안공항 이용객 역시 전남도와 무안군을 비롯한 관련 기관·단체가 정기노선 유치 등을 위해 노력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배 급증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러한 수요를 감당해내기 위해서는 무안공항을 경유하는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의 착수가 매우 시급하다”며 “정부는 2단계 노선을 빨리 확정한 뒤 설계에 착수하고 내년 정부예산안에 사업비를 꼭 반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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