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화발에 짓밟힌 母情…그 눈물을 담다 사진작가 김은주 ‘어머니(Mothers)’ 사진전… 3-28일 빛고을시민문화관 아르헨티나 군부 쿠데타에 희생당한 ‘오월 광장’ 어머니들의 절규 ‘광주 5월 민주항쟁과 닮은꼴’…그들의 아픔 공유·상처 치유 희망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

2015년 06월 02일(화) 19:10

김은주 作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아레스의 대통령궁 앞 광장 이름은 ‘오월광장’이다. 매주 목요일 오후 3시면 이 곳에는 백발의 할머니들이 모여 시위를 펼친다.

군부에 의해 자식이 희생됐거나 실종된 이들의 어머니들이다. 지역민이라면 누구나 이 대목에서 광주의 ‘오월어머니회’를 떠올릴 것이다.

이처럼 군부에 의해 아스라진 자식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아르헨티나 오월광장 어머니들을, 그 닮은꼴의 땅 광주에서 만나보자. 그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전이 광주에서 열린다. 오는 3일부터 28일까지 광주 남구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열리는 사진작가 김은주씨의 ‘어머니(Mothers)’ 전시가 바로 그것.

김 작가는 이번 전시에 ‘Donde Estan’이라는 부제를 달았다. ‘어디에 있니’라는 뜻을 지닌 스페인어다.

아르헨티나에서 1976년부터 1983년까지 발생한 ‘추악한 전쟁(Guerra Sucia)’의 군부 쿠테타 집단학살로 자식을 잃거나 실종당한 어머니들의 절규를 의미하는 것이다.

앞서 김 작가는 지난해 9월부터 3개월 동안 아르헨티나에 머물며 ‘추악한 전쟁’ 실종자 어머니 단체인 ‘오월광장 어머니회’를 만나 빛바랜 사진을 가슴에 품은 채 오열하는 어머니들을 사진에 담았다.

그리고 그 모습에서 김 작가는 광주의 80년 ‘5월 민주화항쟁’을 떠올렸다. 김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광주의 ‘오월어머니’와 아르헨티나 ‘오월광장 어머니회’의 자식을 잃은 아픔을 연결하고자 했다.

김 작가는 “30년 이상 세월이 흘러도 ‘5월 민주화 항쟁’과 ‘추악한 전쟁’ 사건은 해당 어머니들에게 지속되는 상처”라며 “비록 장소와 역사적 배경은 다르지만 보호받아야 할 국가로부터 희생당했다는 아픔을 조금이나마 치유해주고 싶다”고 전시 배경을 밝혔다.

김 작가는 계원조형예술대학 사진예술학과를 졸업한 뒤 ‘어머니’라는 주제에 몰두해 작업하고 있는 사진작가다.

광주민주항쟁을 담은 ‘여기, 여기:오월 어머니’(2011)와 광주민주항쟁 33주년 기획전 ‘그날의 훌라송-오월 어머니’(2013), 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 프로젝트 ‘달콤한 이슬 그 후’(2014)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한편, 이번 전시는 광주문화재단의 2015예술동아리 지원사업에 선정돼 기획됐으며 전시 개막식은 3일 오후 4시에 진행된다.

개막식에선 가객 정용주 음악회와 다음 선생의 바라춤 공연이 펼쳐진다.

또 이날 자리에서는 주한 아르헨티나 대사관 부공관 이그나시오 라꾼사(Mr Ignasio LACUNZA)가 축사와 ‘오월광장 어머니회’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 그 아픔을 위로할 계획이다. 문의 062-670-7465./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