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호남고속철 2단계 노선 조기 확정해야

2015년 06월 02일(화) 20:17

전남도의 호남고속철도 2단계(광주 송정-목포) 노선 결정 건의에 돈줄을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대통령이 나서 지난 4월 주무부처 장관에게 지시했음에도 지지부진이다.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가 기획재정부에 나주역·무안국제공항 재협의를 요청한 지 6개월, 전남도가 국토부에 동시 경유안을 제시한 시점까지 올라가면 9개월째다. 노선 결정이 지연되면서 전남도는 지난해 관련 예산 400억원이 불용처리 된데 이어 올 예산 600억원도 불용 처리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사회간접자본(SOC)시설 투자에 기획재정부가 비용문제를 들어 반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호남고속철도 1단계 개통이후 이용객이 급증하고, 무안공항의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4월 개통 이후 호남고속철 이용객 증가율은 38%로 국토부가 당초 사업계획 수립시 예측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또 무안공항 이용객 역시 전남도·무안군을 비롯 관련 기관·단체가 정기노선 유치에 힘쓴 결과 지난해 비 2.6배 급증했다. 이 같은 효과를 고려할 때 정부는 국토의 균형발전과 국민의 편의를 최우선에 두고 노선 결정을 조속히 결정하는 게 합리적이다.

그동안 전남도와 지역정치권은 호남고속철도 2단계(나주역·무안공항 동시 경유)의 노선 확정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지난달 15일에도 이낙연 전남지사는 서울에서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의 조속 추진에 의견을 같이했다. 새정치 박지원 의원도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지역 여론을 전달했다. 실무진에서도 위광환 건설방재국장이 국토교통부 철도국장을 면담하고 나주역·무안공항 동시 경유 입장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전남도 등 지역의 여론과 달리 나주역·무안공항 동시 경유안(총연장 77.6㎞, 기존 호남선 33.7㎞ 활용, 43.9㎞ 신선 건설·사업비 2조4천731억원)에 대해 비용 증가에 따른 예산 문제를 들어 결정을 유보하고 있다. 기재부 안은 광주에서 목포까지 기존 호남선(66.8㎞)을 활용하고 무안공항은 함평에서 지선으로 연결하는 방안(총사업비 1조3천427억원)이다. 물론 비용 증가 측면이 있으나 앞에서 언급한 국민의 편의와 균형발전의 가치를 무시해선 안된다. 이제 더 이상 시간 지체 말고 늦어도 이달 말까지 노선이 확정돼야 오는 2017년 착공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