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 더 이상 확산 막아야 한다

2015년 06월 03일(수) 20:21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공포가 현실화되면서 국민들의 불안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3차 감염자는 발생하지 않을 거라던 정부의 예상과는 달리 3차 감염자가 나오고 환자도 5명이 추가 발생해 3일 오전 현재 30명으로 증가했다. 방역당국이 격리·관찰하고 있는 대상자도 1천명을 넘어섰다. 또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이날 오전 현재 휴업에 들어간 학교와 유치원은 전국적으로 230곳으로 집계됐다. 경기도가 유치원 58곳, 초등학교 105곳, 중학교 15곳, 고등학교 2곳, 특수학교 3곳, 대학교 1곳 등 184곳으로 가장 많다.

이처럼 메르스 공포가 확산되고 감염자가 늘어난 데는 정부의 느슨한 방역체계와 관료조직의 무능·무사안일·보신주의가 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보건당국은 초기 메르스가 전파력이 낮다고 판단하고 대수롭지 않게 조치하다 방역의 골든타임을 놓쳤다. 게다가 공식발표를 수차례 반복하는 등 어설픈 여론 대응으로 국민들의 불안을 가중시켰다. 질병관리본부는 초기 ‘낙타와의 접촉 금지’를 예방법으로 홍보하고, 중동 여행의 경우 낙타와의 접촉을 피하라는 정도의 보도자료를 내는 데 그쳤다.

하지만 지난달 20일 이미 국내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발생했고, 그를 간병하던 아내와 같은 병실에 있었던 다른 환자도 감염된 것으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26일에는 환자와 같은 병원에 머물렀던 또 다른 환자와 의료진도 잇따라 확진판정을 받았다. 최초 발병자의 경우 열흘 동안 무려 병원을 네 곳이나 옮겨 다녔고, 마지막 병원에서 환자의 증상과 바레인 방문 사실을 알렸지만 발병국가가 아니라는 이유로 그냥 넘어갔다. 스스로 격리 치료를 원하는 환자를 받아주지 않았고, 감염자가 출국하는 일도 벌어졌다. 정말 어이없는 일이다. 의료 강국에서 기초방역도 제대로 못하다니…. 국제 망신을 당해도 할말이 없게 됐다.

정부는 국민 전체가 불안의 공포를 느끼는 단계에 이르러서야 부랴부랴 대책을 세우는 등 부산을 떨고 있다. 정말 한심한 수준이다. 지난해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했을 때도 정부 당국은 초기 우왕좌왕하다 구조의 골든 타임을 놓쳤다. 이번에도 감염의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초기 단계에 관료주의의 무사안일의 무시무시한 악마가 또 등장했다. 광주지역은 다음달 전 세계 대학생들의 축제인 유니버시아드가 열리는 중차대한 시기다. 하루빨리 메르스 감염 차단에 총력을 기울여 국민의 불안을 해소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