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리프트시설 10년째 무용지물 방치 광주 금남로공원 ‘경사형 리프트’ 전동휠체어 사용 불가 장애인 전동차량 사용 늘었지만 교체도 안돼 ‘유명무실’ U대회 앞두고 안내판 정비 시급…관리자도 찾을 수 없어 주재홍 기자 jujae84@kjdaily.com

2015년 06월 03일(수) 20:24

광주 금남로 공원에 설치된 장애인 ‘경사형’ 리프트가 10여 년째 이용을 외면당하는 등 유명무실해 전시행정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사형 리프트는 계단을 이용할 수 없는 휠체어나 전동 휠체어 탑승 장애인들이 리프트 기계를 이용해 계단을 올라갈 수 있는 유일한 수단(특수장치)이어서 이들에겐 필수적이다.

3일 오전 11시께 금남로 공원. 공연장 계단 쪽 장애인 리프트가 설치된 조작계 아래 표지판에는 이용시 ‘반드시 운행관리자의 도움을 받아 사용’ 하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하지만 운행관리자 호출과 전화번호란에는 리프트 고장시 ‘24시간 고장접수’등 신고번호만 게재돼 있을 뿐 정작 관리원과의 통화는 불가능했다.

운행관리자 연락처를 가린 ‘24시간 고장접수’ 테이프를 뜯어내자, 그 아래에는 수년전 그만 둔 운행관리자 전화번호만 적혀있었다. 수소문 끝에 지하상가 관리인 도움을 받아 리프트를 실제 작동했을 때도 심각한 문제점이 발견됐다.

지난 2003년 공원을 조성할 당시 설치된 리프트는 휠체어용 리프트이기 때문에 최근 이용이 부쩍 늘어난 전동 휠체어에는 맞지 않는 실정이다. 특히 휠체어가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안전바 역시 큰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곳에 있는 휠체어용 리프트의 안전장치(바)는 폭이 가로 65㎝, 세로 100㎝이고 운행 가능한 최대 중량은 225㎏선이다. 하지만 일반 전동 휠체어는 크기가 가로 62-63㎝, 세로 110-125㎝에 이르고 전동 휠체어 무게 또한 100㎏에 육박한다. 즉 안전바를 내렸을 시 안전장치 규격에 맞지 않을뿐더러 만일 장애인 체중이 100㎏이 넘을 경우 한계중량에 가까워져 안전사고 위험이 뒤따를 수 있다는 점이다.

이같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해당구청은 승강기안전관리원에 안전검사를 의뢰해 지난달 6일 점검을 끝내고 2016년 5월 31일까지 안전함을 공지했다.

안전 문제와 더불어 안내 표지판 역시 문제점 투성이다. 충장로 지하상가가 시작되는 금남로 4가역부터 문화전당역 까지는 700여m 거리로 지상과 지하상가에는 휠체어, 전동차를 탄 장애인을 위한 안내 표지판이 단 한개도 존재하지 않았다.

문화전당역 지하 엘리베이터 근처에서는 장애인을 위한 안내문은 찾을 수 없었고 화장실, 주차장, 지하철역 안내판만이 어지럽게 덕지덕지 붙어있다 .

지하상가 한 상인은 “장애인 리프트가 사용된 것을 거의 본적이 없다. 구도심 상권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다면서 세세한 부분을 챙기지 못하는 것 같다”며 “이렇게 보여주기식으로 설치를 할 꺼면 왜 설치했는지 의문이 든다”고 토로했다.

광주장애인협회 관계자는 “도심에서 조차 장애인 편의시설이 전무하다는 것은 장애인들이 처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며 “장애인의 이동권, 접근권을 무시하고 밖에 나오지마라는 처사다”고 역설했다.

이에 대해 동구 관계자는 “안내 표지판은 빠른 시일내에 설치하도록 하겠다. 하지만 리프트 문제에 대해서는 예산 문제등으로 시와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금남로 공원을 이용하는데 중점을 둬 행정을 처리했는데 장애인들이 지하상가를 이용하는 문제에 대해 간과했다. 최근 전동차 이용이 늘어 새롭게 제기된 안전 문제에 대해 시와 의논해보겠다“고 해명했다. /주재홍 기자 jujae84@kjdaily.com